수어 연기·영혼의 시선으로… 4色의 맥베스와 햄릿

서종민 기자 2024. 5. 2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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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vs맥베스 그리고 햄릿vs햄릿.'

셰익스피어 원작의 두 비극이 형식·구성은 물론 주인공 성별, 시공간 배경, 언어 소통법까지 서로 완연히 다른 각색으로 올여름 극장판을 찾아온다.

다음 달 13일 초연에 들어가는 국립극장 기획 '맥베스'(연출 김미란)는 셰익스피어 원작과 농인 배우의 만남을 시도한다.

수화에 대한 일부 온정주의 시선을 이 원작 비극의 차갑고 잔혹한 언어와의 만남으로 뒤집겠다는 의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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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 ‘두 비극’… 6~7월 다른 해석으로 4편 개막
맥베스 vs 맥베스
농인 배우들과 판소리 컬래버
대사 중심의 전통극과 차별화
황정민 등 유명배우들 앞세워
언어의 힘·색다른 미장센 선봬
2024년 국립극장 기획 연극 ‘맥베스’ 콘셉트(왼쪽 사진)와 지난 10일 서울 중구 국립국장에서 열린 ‘맥베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황정민(오른쪽부터)·김소진·송일국. 국립극장·샘컴퍼니 제공

‘맥베스vs맥베스 그리고 햄릿vs햄릿.’

셰익스피어 원작의 두 비극이 형식·구성은 물론 주인공 성별, 시공간 배경, 언어 소통법까지 서로 완연히 다른 각색으로 올여름 극장판을 찾아온다. 현대극이 잡을 수 없는 고전극의 매력을 내보이는 변주 실력을 갈고닦은 연극 4편이 개막에 앞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다음 달 13일 초연에 들어가는 국립극장 기획 ‘맥베스’(연출 김미란)는 셰익스피어 원작과 농인 배우의 만남을 시도한다. 배우 6명 중 5명이 여성 농인이고, 원작의 남성 배역이 이들에 의해 다시 그려진다. 수화 언어의 시각 이미지, 판소리 등 청각 효과가 이끄는 극 전개법으로 텍스트 대사 중심의 전통극과 차별점을 뒀다. 수화에 대한 일부 온정주의 시선을 이 원작 비극의 차갑고 잔혹한 언어와의 만남으로 뒤집겠다는 의도가 있다. 이에 맞춰 무대는 백색 타일로 사방을 채운 가운데 철제 벤치와 테이블, 그리고 동물 머리를 두면서 그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현대 정육점 가족의 이야기로 고전을 재창작한 것이다. 원작의 5막 중 선별한 16개 독백으로 장면 구성을 했다. 공연은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다음 달 16일까지.

오는 7월 13일 막을 올리는 또 다른 ‘맥베스’(연출 양정웅)는 배우 황정민·김소진·송일국 등 유명 배우를 앞세웠다. 이들과 어우러지는 미장센 연출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이 같은 취지대로 연극 포스터가 화제였다. 유명 그래픽디자이너 요시다 유니(吉田ユニ)와의 협업으로 황정민·김소진 두 배우를 전면으로 세운 두 가지 버전의 포스터는 왕관, 검의 이미지를 통해 맥베스 부부의 관계성을 나타냈다. 연극은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스가 마녀의 예언을 들은 후 국왕 살해에 이르는 타락 과정에서 보이는 텍스트 언어가 갖는 힘을 유지하는 데 공들였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8월 18일까지.

햄릿 vs 햄릿
공주 햄릿으로 비주얼에 변화
온라인 공연, 오프라인 무대로
손숙 등 베테랑 배우들 총집합
죽은자로 사는 ‘삶의 고뇌’ 담아

연극 ‘햄릿’의 2022년 두 번째 시즌 공연에서 배우 박정자·손숙·윤석화 등이 열연하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국립극단 기획 ‘햄릿’에서 여자 햄릿 역할을 맡은 배우 이봉련. 국립극단·신시컴퍼니 제공

국립극단 기획의 ‘햄릿’(연출 부새롬)도 처음으로 관객을 직접 만난다. 2020년 12월 초연을 했으나 당시 코로나19 확산세로 온라인 극장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작품이다. 초연과 같이 주인공 햄릿을 공주로 설정했고, 오필리아·호레이쇼도 다른 성별로 나온다. 아버지의 죽음이 사고사였다는 조사 결과에 대한 의심에 사로잡힌 ‘햄릿 공주’가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무대 디자인과 의상 등 비주얼 콘셉트 변경을 꾀했고 새로운 미장센도 갖췄다는 것이 극단 측 설명이다.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7월 5일부터 29일까지.

신시컴퍼니 제작의 ‘햄릿’(연출 손진책) 세 번째 시즌이 다음 달 9일 개막한다. 2년 전 두 번째 시즌과 같이 60여 년 경력의 배우 전무송·이호재·박정자·손숙 등 베테랑들의 연기력이 기대를 모은다. 죽은 이의 시선에서 ‘인간으로서의 생존법’을 고민하는 작품으로 재구성했다고 한다. 새로운 무대, 의상 디자이너와 함께 변화를 시도했고, 안무도 이전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구성이 이뤄졌다. 서울 종로구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 9월 1일까지.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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