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진출’ 김지수, 슬기로웠던 브렌트포드 생활…“다음 시즌 1군에서 더 많은 기회 있을 것, 친한 선수는 위사” [MK인터뷰]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 수비수 김지수다. 그는 아직 공식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아쉬움보다는 큰 성장과 배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지수는 2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천안시티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15라운드 일정을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해까지 성남에 몸 담았던 김지수는 브렌트포드 이적 후 약 1년 만에 친정팀 경기장에 방문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탄천종합운동장을 밟은 김지수는 팬사인회와 함께 ‘역조공’의 뜻으로 커피차를 보냈다. 또, 성남시 지역 어린이들을 비롯해 가족 단위 관람객 170여 명을 직접 경기에 초정했고, 하프타임에는 QnA 시간을 가지며 근황을 알렸다.
2004년생 중앙 수비수인 김지수는 풍생고를 거쳐 2022시즌 성남에서 최초로 준프로 계약을 체결하며 데뷔전을 가졌다.
192㎝의 큰 신장과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김지수는 양발을 두루 잘 쓰면서도 발밑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 ‘제2의 김민재’로 평가받았다.
첫 시즌 팀의 유망주로서 경험을 쌓을 것으로 보였지만, 당시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빠르게 1군에 자리 잡았고, 19경기나 소화하며 10대 답지 않은 침착함을 보여줬다.
2023시즌 성남이 K리그2로 강등되면서도 팀에 남았고, 그 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에도 참가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브렌트포드 1군과 함께했던 김지수는 아쉽게도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프리시즌 당시 경기에 나서며 개막 후에도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였으나, 9경기 명단 포함에 그치며 공식 데뷔를 다음 시즌(2024-25)으로 미루게 됐다.
지난 20일 프리미어리그는 최종 라운드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소속팀 브렌트포드는 10승 9무 19패(승점 39)로 16위를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잔류했다.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않은 김지수, 아쉬운 마음이 클 것으로 보였지만 오히려 밝은 표정과 함께 ‘큰 배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수는 “큰 경기장과 열성적인 팬들을 보면서 새로운 분위기를 느꼈다. 또, 프리미어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이 눈앞에서 뛰는 것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도 많았고 빨리 경기장에서 뛰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저에게는 모든 것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10대 나이에 해외 생활을 시작한 김지수는 큰 어려움 없이 영국 생활에 적응 중이다. 그는 “영국 생활이 좋았다. 거주지 가까운 곳에 한인 타운도 있고, 한식당도 많았다. 런던에는 없는 게 없었다. 쇼핑, 문화생활도 즐기면서 지냈다. 최근 개봉했던 ‘파묘’, ‘범죄도시4’ 모두 영국에서 봤다. 음성은 한국어로 나오고, 영어가 자막으로 나와서 편한 마음과 함께 영어 공부도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속팀에서 아직 각별하다고 할 만큼의 사이인 동료는 없지만 요아네 위사 선수가 이적 후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와 줬다. 위사가 먼저 한국말로 ‘안녕’이라고 인사도 해줬다. 한 번 알려주니 계속 인사해줬다. 작은 부분이었지만 고마웠다. 유독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당시를 돌아본 김지수는 “어렸을 때 맨유를 좋아했었다. 워낙 가보고 싶었던 경기장(올드 트래포드)이기도 했다. 명단에 포함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워낙 한국에도 맨유 팬들이 많으시기에 많은 연락을 받았다. 1군 경기에 함께하는 것이 설렜다. 올드 트래포드에 들어선 뒤에는 그저 신기했다. 늘 게임이나 TV에서 보던 선수들이 뛰고 있었고, 저도 언제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설레면서도 떨렸다.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날 워낙 긴장해서 뛰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못 했던 거 같다. 근데 한 경기 한 경기 계속 명단에 들어가면서 경기장에 입장할 때마다 꽉 차있는 팬들의 열정을 보면 ‘아, 이제 내가 여기서 뛰어야 하는 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더 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큰 배움이 있다던 김지수는 직접 바라본 선수 중 누가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을까.
이를 두고 “모든 선수가 최고였다. 딱 한 명을 고르기 힘들다”라며 “소속팀 선수들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이든 피녹, 벤 미, 네이선 콜린스, 크리스토퍼 아예르 모두 좋은 선수다. 브렌트포드가 개인적으로 프리미어리그 안에서는 수비력 탑5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 워낙 촘촘하고 감독님께서도 견고한 수비를 원하시고 준비하는데, 계속해서 저도 배우고 그런 전술에 맞게 항상 적응하고 완벽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지수는 “연락하면서 항상 얼굴 보자고 하는 데 제가 연락드리기에 다들 워낙 바쁘시다. 제가 먼저 연락드리지 못해 따로 만나지를 못했다”라며 “(손)흥민이 형도 카타르 아시안컵 이후 돌아오는 길에 동행했는데 번호 주시면서 ‘연락해라’라고 하셨지만 제가 연락을 못 드려서 아직 못 만난 상황이다”라고 아쉬워했다.
한국 선수들의 영국 진출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팬들 또한 눈에 띈다. 최근 중계 화면을 통해 태극기와 함께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김지수는 “팬들께서 많이들 찾아주신다. 한 경기당 열 분 정도 와주셔서 늘 감사하다”며 “친한 친구가 한 번은 꼭 경기 보러 가겠다고 했는데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첼시전에 왔다. 친구가 자랑스러워해줬던 게 기억이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김지수는 “보통 1군에서 훈련하고 함께 생활했다”라며 “내년에는 아예 1군 위주로 활동하기로 이야기를 했다. 제가 하기 나름이지만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고, 팬들 앞에서도 뛸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휴식기 동안 개인 운동도 하고 팀에서 보내준 프로그램을 따르면서도 최대한 좋은 몸상태를 유지한 채 영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새 시즌 잘 준비하고 경기장 안에서의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각오했다.
1년 만에 돌아온 김지수는 최근 몇 년 간 ‘폭풍 성장’한 선수 중 한 명이다. 그 비결에는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
김지수는 “제 욕심이 큰 것 같다. 무조건 최고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게 아니면 선수 생활을 하면서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들것 같다. 언제나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저 역시 최고의 무대에 서고 싶다. 경기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가족들을 비롯해 지인들과 많은 팬들이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기에 그 덕에 큰 힘을 받고 하루하루 이겨내고 계속 나아갔다. 그런 부분이 뭉쳐져서 지금의 제가 된 것 같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성남=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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