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우 변호사의 호크아이 칼럼25] 손해보험사는 운전자보험 보상신청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이길우 변호사 2024. 5. 27. 08: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형사전문 이길우 변호사] 운전자보험은 운전자가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장하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이다. 이 보험은 자동차보험과는 다르게 운전자 본인의 변호사 선임비, 형사합의금, 벌금 등을 지원해 준다.

최근 이 운전자보험의 보장 금액이 전보다 상승했다. 가령 변호사비는 예전 500만 원에서 지금은 최대 5000만 원까지 올라갔고 형사합의금 역시 최대 3000만 원이던 보장금이 2억 원 이상 지급이 되고 있다.

이렇게 보장 액수가 늘어난 이유 가운데는 지난 2019년 개정된 민식이법에 따라 어린이 보호구역 내 처벌이 강화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민식이법은 스쿨존 내에서 제한속도를 위반하여 어린이를 다치게 하면 가중처벌 하는 법률이다. 최소 처벌 법정형이 500만 원이다. 다시 말해 어린이에게 아주 경미한 상처만 발생해도 5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각 보험사는 이러한 민식이법 벌금에 대응하기 위하여 운전자보험 보장 내용을 바꾸었다. 스쿨존 벌금과 더불어 변호사 선임비와 형사합의금 액수를 대폭 상향하였다. 이를 홍보에 활용하면서 전보다 훨씬 많은 상품을 대중에게 판매하였다.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로서 끊임없이 교통사고 사건을 맡다 보니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의뢰인을 많이 만난다. 이때 교통사고 피해자와 형사 합의를 대리하는 과정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최근 실제로 경험한 사례다.

피해자와 운전자보험에서 보장하는 금액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이를 진행하기 위하여 보험사에 보상금을 신청하는 절차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보험사 사이트 어디에도 운전자보험 보상금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고객센터를 통하여 보상금 신청 절차를 안내받았는데 신청서류는 운전자보험금이 아닌 질병·상해 보험금 청구 양식이었다.

운전자보험과 질병·상해 보험은 전혀 다른 상품이다. 운전자보험은 기본적으로 교통사고에 대한 보상이기 때문에 단순히 병원에서 의무기록지만 받아서 제출하면 되는 질병·상해 보험과 질적으로 다르다. 작성할 내용과 준비할 서류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서류 등 절차를 안내받는 과정도 결코 쉽지 않았다. 보험금 신청서류를 제출해야 보상담당자가 정해진다는데, 만일 준비 서류가 미비하면 그에 대한 보완 요청을 안내받기까지 역시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한번 생각해보자.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에 처한 피의자 또는 피고인 입장에서는 피해자와 합의가 절실한 문제다. 또한 간신히 합의를 이루었는데 합의금 지급이 보험사의 어려운 절차로 인하여 차일피일 미뤄진다면 당사자 심정이 어떻겠는가?

결국 본 변호사는 보험사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빠른 진행을 독촉하면서 간신히 보상금을 청구하여 피해자에게 지급할 수 있었다. 이는 교통사고 사건 처리 경험이 많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한다. 만일 일반인이 직접 청구하려 했다면 곳곳에 숨어있는 난관에 부딪혀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웠을 터이다.

보험사가 운전자보험 청구 과정을 일부러 어렵게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를 조속히 개선하라고 건의한다. 우선 온라인 사이트에 운전자보험 신청 전용 서류 양식을 만들어야 한다. 완전히 다른 상품인 질병·상해 보험금 신청서를 통하여 청구하게 하지 말라. 가뜩이나 사고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보험자를 생각해야 한다. 피보험자는 바로 보험사 고객이지 않은가?

아울러 신청서가 접수되면 이를 빠르게 답변해줄 담당자를 배치하라. 인력 배치가 어려우면 프로그램을 만들어 해결하면 된다. 서류 접수 과정만 통과되면 남은 건 청구에 대한 심사인데 어차피 영업일 기준으로 3일 이내에 지급하겠다고 보험사 약관에 명시되어 있으니 신청이 이루어지고 담당자만 배정되면 피보험자는 한시름 놓을 수 있다.

보험사가 운전자보험 보상 액수를 크게 상향한 건 그렇게 하더라도 확률적으로 보험사에 훨씬 이득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는 운전자보험 사고에 대하여 고객들에게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정책을 시행하길 바란다.

이 칼럼에서 여러 번 밝힌 바처럼, 본 변호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운전하는 사람에게 운전자보험은 반드시 가입을 하라고 권하고 있다. 아무리 본인이 안전하게 운전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사고는 불현듯 찾아올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만일 그 사고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해당할 경우 형사적인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부디 운전자보험금 청구에 대한 절차를 간소화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이길우 법무법인 엘케이에스 대표변호사. 공대 출신,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기도 했지만 뜻한 바 있어 사법시험을 2년 반 만에 합격하고 13년째 교통사고 형사전문으로 활동 중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