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단장·'김경민 공격' 서포터, 광주 라커룸 찾아 '고개 숙여'…이정효 감독도 배려

조영훈 기자 2024. 5. 2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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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 두 명과 임중용 단장이 광주 FC 라커룸을 찾았다.

임중용 단장이 1975년생으로, 광주 이정효 감독과 절친한 사이였기에 해당 팬을 이끌고 직접 라커룸을 찾아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할 수 있었다.

이 일은 이정효 감독이 인천과의 1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오늘 경기 전에 좋은 일이 있었다. 인천과 홈 경기 때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임중용 단장님과 서포터 두 분이 오셔서 김경민 선수한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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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인천 유나이티드 서포터 두 명과 임중용 단장이 광주 FC 라커룸을 찾았다. 골키퍼 김경민과 광주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25일 오후 7시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 FC가 맞붙었다. 양 팀은 후반 1분 광주 최경록의 득점과 후반 추가시간 5분 무고사의 득점으로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 전, 인천 임중용 단장은 서포터 두 명과 함께 경기 전 라커룸을 찾았다. 김경민과 광주 선수단에 사과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해당 팬은 지난 4월 3일 열린 K리그1 5라운드, 경기 종료 직전 퇴장당한 광주 골키퍼 김경민을 상대로 모욕적 언사를 했던 인물이었다.

해당 팬은 김경민이 지난해 참척의 고통을 겪었던 사실을 당시 전혀 몰랐으며, 추후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후 김경민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자 구단에 직접 연락했다.

사과의 연결고리가 됐던 건 인천 임중용 단장이었다. 구단 담당자들과 논의 후 광주 이정효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임중용 단장이 1975년생으로, 광주 이정효 감독과 절친한 사이였기에 해당 팬을 이끌고 직접 라커룸을 찾아 진심을 담은 사과를 할 수 있었다.

이정효 감독은 용기를 낸 해당 팬을 배려했다. 경기 전 분주한 라커룸에서 잠시 짬을 내 선수단을 한곳에 모았다. 비단 인천만의 문제가 아닌 K리그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봤다.

임중용 단장은 이곳에서 "구단 책임자이기에 먼저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는 뜻을 전했고 해당 팬들도 이어 고개를 숙여 김경민에게 다시 사과했다. 김경민은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후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게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임 단장은 <베스트 일레븐>에 "김경민 선수에게 정말 미안하고 이정효 감독에게 고맙다. 미안함을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까 싶었는데, 이정효 감독 덕분에 잘 마무리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정효 감독은 사과 이후 해당 팬들에게 광주를 대표해 덕담을 건넸다.

이 일은 이정효 감독이 인천과의 14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을 만나 "오늘 경기 전에 좋은 일이 있었다. 인천과 홈 경기 때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데 임중용 단장님과 서포터 두 분이 오셔서 김경민 선수한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하셨다"라고 했다.

이어 "나와 코칭스태프에도 사과하셨고, 임 단장님께서도 선수, 코칭스태프에 사과의 뜻을 전하셨다. 상당히 좋은 분위기였다. 나도 '건전한 문화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서포터스 분들께 당부했다"라고 덧붙이며 알려졌다.

인천은 응원 문화 자성에 연일 나선다. 11일 열린 12라운드 FC 서울전 이후 서포터가 골키퍼 백종범에게 물병을 던졌다. 이후 한국프로축구연맹(연맹)은 인천에 홈 5경기 서포터스석 폐쇄 징계를 내렸고, 광주전은 징계 첫 경기였다.

 

인천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비단 인천뿐만 아니라 K리그 응원 문화를 성숙하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텅 빈 관중석에는 '건전한 응원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라고 적힌 인천 구단의 현수막이 걸렸다.

연맹은 인천에 서포터석 폐쇄 징계와 더불어 제재금 2,000만 원을 부과했다. 이 제재금은 물병을 투척했던 팬들로부터 자발적 모금을 받아 납부하고, 부족한 금액은 인천 전달수 대표가 충당할 예정이다.

서울전에서 퇴장당했던 제르소도 전달수 대표 뜻에 동참해 일부를 충당하고 싶다는 의견을 알려오기도 했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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