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사는 아빠 이야기를 일부러 더하는 아이의 심리는 뭘까요?
Q. 8살 여자 아이입니다. 아이가 더 어렸을 때 이혼을 해서 현재는 저랑 아이가 함께 살고, 아빠는 한달에 한번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가 아빠 이야기를 상황에 맞지 않는데도 일부러 더하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A. 1. 아이는 경험한 만큼 이해합니다
1) 질문자의 아이를 포함한 유사한 경우에 아이의 정서와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를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아이가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는 과정을 어떻게 경험했을까요? 일반적으로 짐작해 본다면 불안정적인 가정환경이었을 것이고, 부모의 갈등에 노출되는 정도에 따라 정서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이는 아이의 정서와 정신상태에 반영되었을 것입니다. 이부분이 아이의 이상, 특정 행동 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다음으로, 아이는 부모의 이혼 전까지 부와 모의 균형잡힌 돌봄을 받았을까요? 대체로 한편으로 치우치거나 방치될 수 있는데, 한편으로 기우는 경우는 미안한 마음에 과잉 돌봄이 될 수 있습니다. 방치되는 경우는 부모가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양육과 돌봄의 부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아이의 또래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리고, 아이가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을까요? 아이의 연령에 따라 또 부모의 성향과 가치관에 따라 아이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나 다르게, 예를 들어 아빠가 해외 장기 근무 중이거나 등으로 이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당장은 심리적인 충격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라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2) 아이는 경험한 만큼 이해하고, 이해한 만큼 생활에서 표현되어지고 나타납니다. 다만, 경험과 표현 사이 경로에 무의식의 개입으로 꼬임이 발생하는데 질문의 경우처럼 아빠가 부재한 일상 생활에서 필요 이상으로, 상황에 맞지 않게, 아빠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아이의 입장과 질문자의 입장으로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아이의 입장과 관점입니다. 보통 8세 아이의 인지와 정서를 감안했을 때 아이의 무의식은 엄마 아빠가 따로 산다는 개념이 없어서 공간에 함께 없더라도 함께 있는 것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의식이 부모의 이혼을 인지했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저항감 때문에 억지스러운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아이다운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질문자인 엄마의 입장으로 보면 전 남편과의 관계는 예민하고 민감도가 높을 것입니다. 아이에게 아빠라는 개념이 분명해도 본인 입장에서 헤어진 남편이라는 부분의 인식이 더 크면 아이의 행동이 특별해 보이고, 불편하거나 걱정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즉, 아이의 행동은 아이다운 것인데 엄마의 생각과 입장이 우선되어 아이가 일부러 더 아빠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체크해 보면 좋겠습니다. 만약, 아이의 표현과 행동을 통제하고 제한하면 아이의 감정과 정서가 억압되어 이후 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 아이는 경험한 만큼 성장합니다
1) 아이가 상황에 맞지 않는데 일부러 더 아빠 이야기를 한다면 어떻게 반응하면 좋을까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빠 이야기를 그만하라고 직접적으로 말하거나 혹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받아주는 것도 아닌, 무반응입니다. 아이의 입장과 생각에 대한 이해 후에 '아빠 생각이 났구나', '맞아 아빠가 그렇게 말한 적이 있었어', '전에 아빠랑 함께 갔던 곳이야'와 같이 적당히 소극적인 반응을 하면 됩니다. 엄마 입장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아이의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이럴 때 아빠라면 뭐라고 하셨을까?"라는 질문은 지금 함께 함께 있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할 수 있게 합니다. 이와 같이 아이로 하여금 현실감을 갖을 수 있도록 유도해 주면 됩니다.
2) 엄마의 감정과는 별개로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빠상과 아빠와의 관계는 중요합니다. 엄마와 아이, 아빠와 아이 관계의 경계를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가족 구조는 불완전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집만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아이의 가족에 대한 정체성과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을 심리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가족의 형태와 구조는 상황과 필요에 따라 바꿀 수 있지만 마음과 정서는 인위적으로 조작될 수가 없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과 교육학 석사, 동대학 일반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에서 심리치료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인간이 평생 배워야 할 단 하나의 학문이 있다면 인간에 대한 이해라는 철학과 소신으로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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