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스포츠중계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

김세훈 기자 2024. 5. 2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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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중계 카메라 화면. 게티이미지



넷플릭스가 애플, 아마존, 디즈니 등에 이어 라이브 스포츠 중계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OTT 사업자들이 앞다퉈 스포츠 실시간 중계 경쟁에 뛰어드는 이유와 현황 등을 26일 분석했다. 디애슬레틱은 “의심의 여지 없이 스포츠는 스트리머들 간의 다음 전쟁터”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는 올해 크리스마스에 미국프로풋볼(NFL) 두 경기를 방영할 예정이다. NFL과 계약은 넷플릭스가 내년 1월부터 10년 동안 미국프로레슬링(WWE) 주간 레슬링 쇼 로우(Raw)를 방송하기 위해 50억 달러(약 6조 8400억원)를 지불했다는 소식 직후 나온 또다른 뉴스다. 디애슬레틱은 “스트리머들이 구독자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라이브 스포츠를 겨냥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넷플릭스는 지금까지 스포츠에서는 주로 다큐멘터리에 초점을 맞췄다. ‘Drive To Survive’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포뮬러원(F1), 골프대회, 테니스대회 등 실제 라이브 액션에 더욱 몰두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1월 WWE의 Raw를 10년 동안 방영하는 계약에 서명했고 오는 7월 20일에는 전설적인 전 세계 헤비급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과 유튜버 제이크 폴 간 복싱 경기도 스트리밍한다.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 벨라 바하리아는 “지난해 우리는 라이브에 큰 베팅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NFL이 모을 수 있는 시청자 수에 비교할 수 있는 라이브 이벤트나 스포츠는 없다”고 말했다. 스포츠 권리 컨설턴트 데이비드 머레는 “넷플릭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구독자 수가 정체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실기간 경기 중계는 스포츠의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보는 콘텐츠”라고 말했다. 또다른 OTT 전문가는 “NFL은 WWE와 달리 대본이 없어 예측 불허의 결과와 감명을 줄 수 있다”며 “이게 바로 넷플릭스 전략이 변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스포츠는 사람들이 대체로 라이브로 시청하고 특정한 시간과 요일에 맞춰 기다리는 몇 안 되는 장르 중 하나다.

OTT 업계는 레드오션인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라이브 스포츠는 TV에서 이미 OTT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미 이동했다는 게 중론이다.

애플은 내년 여름 미국에서 처음 열리는 확장된 클럽 월드컵 방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축구연맹(FIFA)와 논의하고 있다. 전망되는 중계권 액수는 10억 달러(1조 3680억원)다. 애플은 2022년 7년짜리 미국프로야구(MLB)를 방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10년짜리 미국프로축구(MLS) 중계권도 25억 달러(3조 4200억원)에 샀다. 디즈니 플러스는 내년에 ESPN 라이브 스포츠를 미국 구독자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2월 ESPN은 폭스 코프 및 워너 브라더스와 함께 가을에 새로운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 Venu Sports를 오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세 회사가 FIFA 월드컵, F1, NFL, NBA 및 MLB를 포함한 미국 스포츠 권리의 약 55%를 소유하고 있다.

NBC가 소유한 피콕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계약했고 유튜브는 2022년에 7년 동안 NFL 선데이 티켓 패키지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140억 달러(19조 1520억원)를 지불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가입자 기반을 견고하게 유지하기 위해 오는 8월 새로운 스카이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 서비스에서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1부리그 등을 포함해 다양한 스포츠에서 최대 100개 이벤트가 방영된다. 스카이 스포츠는 2024~2025시즌에는 여자축구슈퍼리그 44경기도 송출한다. 아마존 프라임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챔피언스리그 17경기를 중계하며 미국프로농구(NBA) 중계권 확보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마존은 NFL과 10년짜리 계약을 통해 목요일 야구 게임 15경기를 스트리밍하고 있다. 올해 초에 아마존은 37개 팀 지역 스포츠 운영자 ‘다이아몬드 스포츠 그룹’에 1억1500만 달러(1573억 2000만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디애슬레틱은 “스트리밍 세계에서 가장 큰 괴물인 넷플릭스가 라이브 스포츠 세계로 진입함에 따라 경쟁사들은 큰 관심을 두고 다음 움직임을 신중하게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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