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비밀을 들여다보려면 [기자의 추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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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에서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주택담보대출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금융거래에는 어김없이 이자가 붙는다.
어떻게 보면 기준금리란, 시중은행들'끼리' 돈을 빌리고 빌려줄 때 그 수준(기준금리)의 이자를 상호 간에 내도록 유도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선언이다.
다른 금융서처럼 시사(視事)에 맞춰 중앙은행을 설명하는 대신 수많은 종류의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을 서술하는 가운데 그 관계망 속에서 중앙은행의 기능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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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왕 지음 존 최 옮김
비즈니스101 펴냄
은행 예금에서 신용카드, 자동차 대출, 주택담보대출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금융거래에는 어김없이 이자가 붙는다. 그 이자들은 기준금리를 따라 같은 방향으로 오르내린다. 이것부터가 참 이상한 현상이다. 혹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변동시킬 때 사회의 그 많은 전주(錢主)들에게 ‘나를 따라 금리를 올리거나 낮추라’고 겁박이라도 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기준금리란, 시중은행들‘끼리’ 돈을 빌리고 빌려줄 때 그 수준(기준금리)의 이자를 상호 간에 내도록 유도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선언이다. 시중은행들은 동업자들에 대한 이자를 바닥으로 삼아 다른 금리들을 설정해나간다. 다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공간’과 정책 수단들은 금융가 밖 시민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시민의 일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의 생성·작동 과정 및 그 주체인 중앙은행은 신비화되어 있다. 더욱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중앙은행의 업무 환경과 정책 수단들이 크게 바뀌었다.
〈연방준비제도 101〉은 중앙은행이라는 ‘알기 어려운 대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보여준다. 다른 금융서처럼 시사(視事)에 맞춰 중앙은행을 설명하는 대신 수많은 종류의 금융기관과 금융시장을 서술하는 가운데 그 관계망 속에서 중앙은행의 기능을 드러낸다. 중앙은행에 대한 앎이 금융시스템 전반(심지어 ‘화폐’란 것의 본질까지)의 이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저자가 ‘연준 공개시장 운영 데스크’에서 일한 덕분인지 가끔 절묘한 사례를 통해 번득이는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히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금융 관련 문헌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도 1장(화폐의 종류)과 2장(돈을 만드는 자들), 5장(금리), 7장(자본시장)에서는 큰 어려움 없이 굉장히 중요한 내용들을 익힐 수 있다. 이 부분만 숙독해도 금융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는 이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로 나뉘게 될 것이다.
이종태 기자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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