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의대 지역인재전형 2배로…‘지방유학’ 늘까

김민제 기자 2024. 5. 2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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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 대학 입시에서 비수도권 의대 26곳은 모집인원 3111명 가운데 약 1897명(61%)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과 함께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추진해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월20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며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을 60% 이상으로 올리도록 유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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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인근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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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과대학 학생 정원 증원을 추진하며 비수도권 대학에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2025학년도 대입에서 해당 전형의 선발 규모가 애초 계획보다 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대책이지만, 의대 진학을 위한 ‘지방 유학’ 성행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내년 대학 입시에서 비수도권 의대 26곳은 모집인원 3111명 가운데 약 1897명(61%)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대학은 의대 증원 발표 전에 세운 2025학년도 대입 계획상에서는 모집인원 1983명 가운데 1071명(54%)을 선발할 계획이었다. 이후 증원 계획이 마무리되면서 인원은 800여명, 비중은 7%포인트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의 고등학교를 입학·졸업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강원·제주권 의대는 지역인재를 20% 이상, 나머지 비수도권 의대는 40% 이상 선발하도록 정하고 있다. 2028학년도부터는 해당 지역은 아니더라도 비수도권 지역의 중학교를 입학·졸업한 학생으로 더욱 한정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의대 증원과 함께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추진해왔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3월20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대학별 배정 결과’를 발표하며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을 60% 이상으로 올리도록 유도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역인재전형 확대를 통해 해당 지역에서 나고 자란 학생들이 그 지역의 의료인으로 정착하도록 유도해 지역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수도권 이공계열 대학의 반수생을 포함해 수험생들이 의대로 몰려드는 이른바 ‘의대 블랙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지역인재전형이 지역의료 강화와 의대 쏠림 해소를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의대 진학을 노리고 ‘지방 유학’을 떠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2028학년도부터는 중학생 입학·졸업 조건까지 추가돼 초등학생 때부터 비수도권으로 이주해 의대에 진학시키는 입시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교육 여건 차이를 고려하면 의대 진학만을 이유로 한 지방 유학 사례가 많을지에 대한 반론도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역인재전형 선발에 대한 기대만으로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이주를 하는 사례가 그렇게 많이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역인재전형 확대만으로는 지역의료를 강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권순기 경상국립대 총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현재도 70%가 넘는 인원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80%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역의료 강화는 지역인재전형 확대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고 지역의사제 등 다른 방법도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상국립대는 내년부터 졸업 후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지역의사전형’ 신설을 추진하다 관련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로 추진이 무산된 바 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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