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 논란’ 이정효, 징계받나
“경우 없이 말했다. 성의 없게 답변한 데 대해 사과한다.”
프로축구 광주FC 이정효 감독(49)이 지난 25일 인천 유나이티드전 직후 인터뷰에서 발생한 불성실한 인터뷰 태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이 감독은 26일 ‘스포츠경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자세하게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성의 없어 보이는 게 당연했다. 기자들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광주는 전날 인저리타임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해 1-1로 비겼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평소와 같이 총평을 한 뒤 다음 답변들을 단답식으로, 퉁명한 어투로 답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해서 그 이유에 대해 묻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 감독은 경기 직후 그라운드로 들어가 선수들을 모아놓고 두 차례 이야기했다.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도 이 감독은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원래 장신 공격수에서 지난달부터 센터백으로 전환한 허율 플레이에 대한 질문에도 “보셨잖아요”라고만 말했다. 수비진 평가를 부탁하는 요청에 대해서는 “오늘 경기 무실점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기자와 설전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감독의 의견을 묻는데 대답이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라고 하자 이 감독은 “지금 나하고 뭐 하자는 건가. 안 들으면 되지 않나”라며 발끈했다.
언쟁이 계속된 와중에 인터뷰 태도를 지적하는 한 기자에게는 “지금 싸우자는 건가. 정중하게 따로 시간을 내서 물어보라”고 쏘아붙였다. 평소 공격적인 성격과 직선적인 말투인 데다 막판 페널티킥 동점골로 비긴 데 대한 불편한 마음이 투박하고 거친 답변에 실렸다는 게 주위 전언이다.
광주는 후반 추가시간 5분 신진호의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 있는 빅톨의 팔에 맞아 페널티킥을 내줬다. 주심이 VAR과 소통 후 온필드 리뷰를 진행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인천 공격수 무고사가 동점골을 넣었다.
이 감독이 “무실점”이라고 언급한 것은 페널티킥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감독은 “손에 맞은 게 맞고 페널티킥으로 선언된 것도 맞다”며 “내가 무실점을 거론한 것은 그 전에 우리 진영에서 우리 파울이 자주 불린 것 같다는 생각에서 한 말”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페널티킥이 맞고 그 판정에 대해서는 할 말 없다”며 “우리가 앞선 찬스에서 골을 넣어 점수차를 벌이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28일 포항전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광주로 내려가야 했다”며 “기차 예매 시간도 촉박할 수 있어 인터뷰를 더욱 짧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내가 너무 퉁명스럽게 답변한 것 같다”고 사과했다. 이 감독은 “나도 격앙돼 있었다”며 “다음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다짐했다.
경기 종료 후 인천 무고사가 악수를 요청한 데 대해 거부하는 광주 선수 모습도 포착됐다. 이를 중재하는 과정에서 무고사와 이 감독 사이에도 언쟁이 벌어졌고, 이 감독이 거친 말을 했다는 전언이 인천 팬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날 이 감독 인터뷰 태도와 발언에 대해 “감독관 보고서를 검토해 보고 녹화된 영상이 있다면 그것도 확인하며 경위를 파악하겠다. 징계 여부는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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