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황제’ 나달, 프랑스오픈서 츠베레프와 첫판
라파엘 나달(38·스페인)은 지난 1월 “3개월 안에 최상의 경기력 수준을 회복하겠다”며 호주오픈 본선 불참을 선언했다. 호주오픈은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 미세한 다리 근육 파열이라 출전을 강행할 여지가 있었지만 깔끔하게 포기했다. 올해 은퇴하기로 한 만큼 더 아쉬운 기회일 텐데도 그랬다.
나달의 노림수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는 ‘흙신’이라 불릴 만큼 클레이(clay) 코트에서 강하다. 4대 대회 중 봄에 열리는 프랑스 오픈만이 클레이코트에서 치러진다. 나달은 메이저 우승 22회 중 프랑스오픈에서만 14회를 거머쥐었다. 파리를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즉, 4월까지 몸을 끌어올린 뒤 이달 열리는 본인의 마지막 프랑스오픈을 화려하게 마무리하겠다는 큰 그림이었다.
하지만 나달의 도전은 처음부터 큰 벽에 부딪히게 됐다. 지난 23일 프랑스 오픈 대진 추첨 결과, 나달은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7·독일)와 만나게 됐다. 세계 랭킹 4위 츠베레프는 남자 테니스에서 떠오르는 스타다. 지난 20일 끝난 4대 대회 한 단계 아래 위상인 마스터스 1000 시리즈(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츠베레프는 2022년 나달과 프랑스 오픈 4강에서 오른 발목을 접질리면서 기권했던 기억이 있다. 2년 전의 아쉬움을 이번 대회 코트에서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나달은 약속처럼 지난달 복귀했지만 활약은 아직이다. 지난달 출전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바르셀로나오픈,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 전부 2회전 탈락했다. 둘 다 나달의 주무대인 클레이 코트였다. 연이은 대회 불참과 부진으로 세계 랭킹 역시 276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순순히 물러나주지는 않을 전망이다. 나달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몸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불편 없이 훈련하는 것은 이번 주가 처음이다. 코트 양쪽으로 달리는 데 얼마 전에 느꼈던 한계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은퇴에 대해서는 유보하는 말도 남겼다. 나달은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물론 크지만, ‘100%냐’고 묻는다면 답하기 어렵다”며 “미래를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나달은 츠베레프와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후 7시에 맞붙는다. 6000여 팬이 대회가 열리기 전날인 25일 프랑스오픈 롤랑가로스 메인 코트에 몰려 훈련 중인 나달을 지켜봤다. 나달은 1시간 30분 동안 사인을 해준 뒤 돌아갔다. 한국 권순우(491위)는 같은 날 핀란드 에밀 루수부오리(66위)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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