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 합의…"문화·관광·법률까지 개방"

▲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한국과 중국 양국이 FTA 2단계 논의를 8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동안 추진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개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고위급 협의체인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하는 등 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의 정상회담이 끝난 후 브리핑을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한중 FTA는 지난 2014년 상품 분야 협상이 타결된 후 2015년 12월 발효됐습니다.

김 차장은 "한중 FTA는 그동안 추진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 특히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국은 FTA 수석대표회의를 6월 초 열어 한중 FTA 후속 협상의 동력을 다시 살려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양국 정상이 신설하기로 합의한 고위급 한중 외교안보대화는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2+2' 대화 협의체입니다.

외교부에서는 차관이, 국방부에서는 국장급 고위 관료가 들어갈 예정입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며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 나가자"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양자 관계를 넘어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며 "오늘날의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리 총리는 "한중관계를 중시하며 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중국 측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정상은 양국 관계가 흔들림 없이 발전하려면 어떠한 대내외 환경에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외교안보 대화에 더해 민관 1.5트랙 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외교안보 소통 채널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양국은 산업부와 상무부 간 대화체인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를 출범,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 창구를 맡도록 할 예정입니다.

2011년 이후 13년째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이 밖에 마약·불법도박·사기 등과 관련한 초국경 범죄에 대한 양국 대응 협력을 강화하고, 한중 인문 교류 촉진 위원회, 양국 청년 교류사업 등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김 차장은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 핵 개발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이 지속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계속 위반하고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지속하는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방한이나 윤 대통령의 방중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오늘 양자 회담에서는 시간 제약상 민생과 경제협력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충분히 교환하지 못한 안보 현안에 대한 대화는 3자 환영 만찬과 내일 3자 정상회의에서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오늘 회담은 오후 3시5분쯤에 시작해 4시10분까지 약 1시간가량 진행됐다고 대통령실은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윤나라 기자 invictus@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