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서 한일중 환영 만찬…尹, '따오기' 거론 왜?
윤석열 대통령이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총리 등을 위해 환영 만찬을 열고 "3국 협력의 성숙을 위해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26일 저녁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한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를 비롯한 3국 대표단을 환영하는 만찬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리 총리와 함께 만찬장에 입장해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나타냈다.
만찬에 앞서 3국의 지도자들은 만찬장 중앙에 전시된 3국 도예가들의 작품을 관람했다. 이 작품들은 2024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김해시에서 열린 '한일중 도자문화예술 국제교류워크숍'에서 3국 도예가 9명이 각 출신 지역의 문화, 재료와 기법 등을 서로 나누며 빚어낸 것이다. 3국 지도자들은 전시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세 나라의 오랜 도자 역사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어 한일중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봄날의 만남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아 일본과 중국의 대표 민요를 부르며 만찬이 시작됐다. 어린이 합창단은 2010년 제3차 한일중 정상회의 당시 진행됐던 '한일중 미래꿈나무 2020 타임캡슐 행사'를 소재로 한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3국 지도자들은 공연이 끝난 후 무대 위로 올라가 어린이들과 악수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2019년 제8차 정상회의(중국 청두)에 이어 4년 5개월만에 개최돼 의미가 더욱 크다"며 세 나라가 한일중 협력에 대한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 정부의 의장국 활동을 지원해준 것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이 매년 만나 꾸준히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적 유대감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3국이 오랜 이웃으로 긴역사를 함께 하며 한자, 차(茶) 문화, 젓가락 같은 문화적 공통점이 있고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함께 성장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중 협력의 상징으로 '따오기'를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한때 멸종되다시피 한 따오기 복원을 위해 3국이 힘을 합친 결과 개체수가 증가해 3국 모두에 서식하며 천연기념물로 보호 받고 있다"며 "따오기가 3국 협력의 결실이자 상징이 된 것처럼 내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국민들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들이 많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3국의 청년들은 한국의 K-팝, 일본의 애니메이션, 중국의 판다를 좋아하며 서로 간에 이미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며 "3국의 청년들이 가깝게 교류하며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개척해 나간다면 3국 협력의 밝은 미래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만찬 이후에는 3국의 전통악기 연주와 뮤지션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국의 가야금, 일본의 샤쿠하치, 중국의 얼후 등 3국의 전통악기 연주자가 모여 중국과 일본의 대표곡을 합주하고 이어서 우정을 노래하는 3국의 대중음악을 연주했다.
이후 진행된 현대음악 밴드공연은 그간 음악적 교류를 이어온 각국의 뮤지션들이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친숙한 곡으로 구성됐다. 계속되는 공연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날 만찬에는 한일중 세 나라 공통의 식재료이자 음식인 두부, 만두, 장류를 활용해 만든 대게 궁중 어만두, 한우 양념갈비와 구운 채소, 오색 골동반과 시금치 된장국 등의 한식 메뉴가 제공됐다.
김수경 대변인은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삼국의 깊은 유대 관계와 앞으로도 계속될 협력의 의미를 담았으며 초여름 궁중에서 즐겨 들던 전통음식을 대접함으로써 한식의 우수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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