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리창 "외교안보 대화 신설…FTA 2단계 협상 재개"(종합2보)
윤 "한 기업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게"
리 "경제·무역의 정치화·안보화 반대"
시진핑 방한·윤 방중은 논의되지 않아
[서울·베이징=뉴시스]양소리 김승민 기자, 박정규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한중 양자회담을 통해 한중 외교안보 대화를 신설해 오는 6월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고, 13년째 중단됐던 한중 투자 협력위원회도 재가동해 경제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서로를 존중하며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자고 뜻을 모았다. 특히 리 총리는 "중국은 한국의 좋은 친구, 좋은 이웃, 좋은 동반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또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양측은 FTA 수석대표 회의를 6월 초 개최해 한중 FTA 후속 협상의 동력을 다시 살려 나가기로 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상품교역 분야의 시장개방을 넘어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까지, 특히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양국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북한 문제 관련 "중국, 안보리 상임이사국 역할 해달라"
김 차장은 이와 관련해 "외교부에서는 차관, 국방부에서는 국장급 고위관료가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지속적으로 위반하며, 이 가운데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수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나 윤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었다.
다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 정상급 교환 방문 문제는 계속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한국 기업 안심하고 활동할 수 있게"…리 "국제화 높여갈 것"
김 차장은 "한국 산업부, 그리고 중국 상무부 간의 장관급 협의체"라고 소개하며 "양국 간 무역, 양국 간 투자 활성화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보다 활발히 투자하고, 또 이미 가 있는 기업들이 보다 안심하고 기업 활동을 펼 수 있도록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경제, 그리고 투자 지원 정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이에 리 총리는 "법치에 기반한 시장화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 "국제화를 더욱더 높여 나가겠다"고 화답하며 한국 기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리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경제 안보화 흐름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경제·무역 문제의 과도한 정치화와 안보화를 반대하고 양국과 세계의 산업망·공급망 안정과 원활한 흐름을 수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한 양국의 산업망과 공급망은 깊이 맞물려있어 경제·무역 협력의 기반이 튼튼하고 잠재력이 크다"며 "양측이 함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협력 범위를 넓히며 더 많은 발전 기회를 함께 포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한·중 FTA의 2단계 협상 가속화와 중국 창춘의 한·중 국제협력시범구 건설의 심화 추진, 첨단 제조·신에너지·인공지능(AI)·바이오의약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 강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적절한 시기에 외교부 고위급 전략대화, 차관급 외교·안보 2+2 대화 개최와 함께 적절한 시기에 한·중 트랙 1.5 대화를 출범할 것 등에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중 수출통제 대화체'도 출범한다. 이는 원자재와 핵심광물의 수급 등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위한 협력체다.
김 차장은 "(한국) 산업부, (중국) 상무부 간의 대화체를 만들어 양국 간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 그리고 창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올해 하반기에 제2차 '한중 경제협력교류회'를 개최해 양국 기업인들과 중앙, 지방 정부 관계자들 간의 교류와 협력도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작년 11월 중국 지린성에서 제1차 한중 경제협력교류회를 개최한 바 있다. 김 차장은 "양국 기업인들, 그리고 양국 중앙·지방 정부가 직접 교류하면서 서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협의체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회·문화 부분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양국은 '한중 인문교류 촉진위원회'를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2021년 9월 이후 지금까지 개최되지 않고 있다. 두 정상은 코로나로 중단된 양국 청년 교류 사업을 재개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한중 간 항공편과 인적 교류 규모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양국 간 인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자고 했다. 양측은 마약·불법도박·사기(피싱) 등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해 경찰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국민 안전을 실질적으로 증진하는 데에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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