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연금 구조개혁 뺀 합의 제안은 본질 왜곡”
국민의힘은 26일 21대 국회 회기 안에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거부하고, 22대 국회에서 여·야·정협의체를 만들어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역제안했다. 국민연금을 얼마나 내고(보험료율) 얼마나 받는지(소득대체율) 모수개혁을 먼저 하면 보다 중요한 구조개혁 동력이 사라진다는 것이 여당 주장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연금개혁은 21대 임기 종료를 3일 남겨둔 상황에서 떨이하듯 졸속으로 처리하기엔 너무 중요한 국정과제”라며 “22대 국회에서 여·야·정협의체를 꾸리고, 올해 정기국회에서 연금개혁안을 처리하자”고 밝혔다. 오는 29일 임기가 종료되는 21대 국회 내에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안을 우선 처리하자는 민주당 제안을 재차 거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바꾸는 모수개혁보다 구조개혁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구조개혁 방안은 쏙 빼놓고 국민의힘 제안을 받아들인 것처럼 하는 건 본질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또 모수개혁을 먼저 하면 구조개혁에 대한 동력이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수치 조정을 끝내고 나면 연금개혁의 동력은 떨어지고 또 시간만 걸릴 것”이라고 했다. 연금개혁을 챙기는 이미지를 가져가려는 민주당의 의도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윤석열 정부 취임 2년 동안 연금개혁을 국정과제로 강조했으면서도 구조개혁이 중요하다고만 할 뿐 정부안을 내놓지 못한 것에 대해선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2년 동안 비겁하게 단일안도 제시하지 않은 것을 반성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이 모두 포함된 개혁안을 내놓고 이재명 대표의 얄팍한 술수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이 대표의 제안을 수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SNS에 “지난 26년 동안 단 1%도 움직이지 못했던 보험료를 4% 올리는 현재 개혁안만이라도 천금과 같은 기회가 왔을 때 처리하는 것이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조미덥·민서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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