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리창에 두보 시 ‘춘야희우’ 언급…일, 중국에 수산물 금수 해제 요구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6일 3국은 각각 양자 회담을 통해 현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도 회담한 바 있다. 중국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시진핑 주석의 안부인사를 전하며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후 리 총리가 대통령실을 떠날 때 비가 내리자 중국 시인 두보가 지은 ‘춘야희우(春夜喜雨)’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봄밤에 내리는 기쁜 비’라는 뜻이다. 윤 대통령은 춘야희우를 모티브로 2009년 개봉한 영화 <호우시절> 얘기도 꺼냈다고 한다. 한국 배우 정우성씨와 중국 배우 고원원이 주인공을 맡았다.
이어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양자 회담도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의 성과가 착실히 쌓이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고, 기시다 총리는 “정상 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셔틀외교를 지속해나가자”고 답했다.
리 총리와 기시다 총리도 이날 오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담을 열었다.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 문제도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기시다 총리는 금수 조치 철폐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냉정한 대응’을 재차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저녁 3국 대표단과 경제계 인사 등 약 70명이 참석하는 공식 환영 만찬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했다. 한·중·일 다문화 어린이 21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일본과 중국의 대표 민요를 불렀다.
27일 한·중·일은 제9차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3국 정상회의는 2019년 12월 이후 4년5개월 만이다. 3국은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공동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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