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라인사태에 "한일관계와 별개…불필요한 현안 안되게 잘 관리"
尹, '라인야후 사태' 먼저 거론
기시다 "보안 재검토 요구한 것…양국 정부 간 긴밀히 소통"
한일 수소협력대화, 자원협력대화 신설…다음달 출범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이 현안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고, 따라서 앞으로 양국 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라인야후는 현재 관심사여서 대통령께서 먼저 문제를 거론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국내 기업인 네이버가 지분을 매각하려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안을 한일 외교 관계와 별개 사안으로 인식한다며 "양국 간 불필요한 현안이 되지 않게 잘 관리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양국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 재개로 강화된 한일 간 신뢰를 재확인하면서도, 이 사안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의 일본에 대한 투자를 계속 촉진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에 불변이 없다는 원칙 하에서 이해되고 있다"며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보안 유추 사건에 대해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보라는 요구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일 양국 정부 간에 잘 소통하며 협력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14일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네이버가 불합리한 처우를 받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네이버에 필요한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7월 1일까지 일본 정부에 라인야후가 제출하는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 보고서에 지분매각이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협력을 다시 자리 매김하는 한편, 중국을 적극 관여시켜 세 나라가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번영에 힘을 모으자고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한일 수소협력대화, 자원협력대화 신설…다음달 출범
박춘섭 경제수석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양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출자한 글로벌 펀드가 금년 4월에 결성됐다"며 "8월까지 1억불 목표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현안인 '일본인 납북자 문제'에 대해선 이날 회담에서 언급되진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남북한 안보 현안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시간 제약상 민생문제, 경제협력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조금 후 3자 만찬과 내일 충분한 회담 시간이 있어서 오늘 충분히 나누지 못한 안보 현안은 내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한중일 공동선언 초안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공통 목표'가 담길지에 대해선 "이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강도로 구체적으로 기술할지는 아직 장담 못하고 오늘 밤까지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양국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 재개를 평가하며 "우리 두 사람의 견고한 신뢰를 기반으로 지난 한 해 동안 각계 각급에서 교류가 크게 증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인 내년에는 한일관계를 한층 도약시키는 역사적인 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총리님과 제가 합심해서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정상 간 신뢰의 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셔틀외교를 지속해 나가자"고 화답하면서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에 대해 "양국 관계를 더욱 도약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님과 제가 각각 정부 내에 지시를 내려서 준비를 추진할 수 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대좌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기시다 총리의 우리나라 방문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1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회담에 앞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도 회담했다. 3국 정상은 이날 저녁 환영 만찬을 함께 한다.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는 오는 27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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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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