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만난 중국·일본 총리, 일본산 수산물 금수조치 등 논의
한·중·일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26일 서울에서 만난 리창 중국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양자회담에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 정세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서울을 찾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오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리창 총리와의 양자회담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정세와 일본 주변에서 진행된 중국의 군사 활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대만을 둘러싼 군사 정세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창 총리는 “일본이 약속을 잘 지키고 역사·대만 등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해 중국과 함께 마주보고 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식이 열린 지 사흘 만인 지난 23일부터 이틀에 걸쳐 대만을 완전히 포위하는 형태로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하는 등 대만해협 일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 문제도 이날 회담에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리창 총리에게 금수 조치의 즉각적인 철폐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냉정한 대응’을 재차 요구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리창 총리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문제는 전 인류의 건강과 관련됐다”며 “일본이 자기 책임과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기를 희망한다”는 중국 당국의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전했다. 금수 조치와 관련한 발언이 있었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아울러 기시다 총리는 동중국해의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에 중국이 설치한 부표 철거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간첩법 위반으로 중국에서 구속된 일본인의 조기 석방도 요구했다.
양국 총리가 정식으로 회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일·중 관계를 안정시켜 나가는 것은 양국 뿐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에도 유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양국 협력을 깊게 하고, 의견 격차를 잘 관리해 새로운 시대 요구에 맞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양국 관계 구축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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