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들어온 '이더리움 현물ETF'… 하반기 상품 출시 전망 [글로벌리포트]
'규제완화 선회' 바이든 정부 힘 싣기와
암호화폐 일정량을 지분으로 고정하는
스테이킹 제외가 주요 배경으로 거론
現 반에크·블랙록 등 8개 운용사 승인
증권신고서 절차 마쳐야만 출시 가능
이더리움, 상품으로서 명확한 입증 필요
선물ETF 저조·등락 번복에 비관론 확산
■정치적 압력? 게리 갠슬러 왜 입장 바뀌었나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한 것은 게리 갠슬러 미 SEC 위원장이 입장을 바꾸면서 가능했다. 겐슬러 의장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알트코인은 상품이 아니라 증권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기 전날인 지난 23일에도 구체적인 언급 없이 "계속 지켜봐달라"고만 말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이뤄질 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던 SEC 움직임도 전혀 볼 수 없었다.
지난 3월 현물 이더리움 ETF를 신청한 비트와이즈의 캐서린 다울링 고문은 "사람들은 대부분 승인이 안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강경했던 갠슬러 위원장이 생각을 바꾼 것은 정치적 압력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가상자산에 대한 태도를 완화적으로 바꿨다는 것이 그 주장이다.
그동안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선거 후원금으로 가상자산을 받는 등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바이든의 미국 정부는 가상자산 산업 규제를 강화하는데 앞장섰다.
이에 따라 SEC도 이더리움 생태계 플레이어들에게 강도높은 압박을 가했다. 특히 SEC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이더리움 플레이어들에게 법적 제재를 예고하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 발행을 집중했다. 때문에 이더리움의 공동 창립자 조셉 루빈은 "SEC가 미국에서 이더리움을 늦추거나 죽이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하원은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결정 내려지기 전날 대부분의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취급하는 SEC의 접근 방식을 부정하고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역할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인 '21세기 금융혁신 및 기술 법안'이다. 미국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지 미지수지만 미국 정치권도 가상 자산에 대한 기류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신호다.
아울러 반에크 등 운용사들이 이더리움 증권성 논란의 핵심 근거였던 스테이킹을 ETF 구조에서 제외한 점 등도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스테이킹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유지·보안 등을 위해 가상자산을 네트워크에 일정 기간 맡기고 보상을 얻는 것을 말한다.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 시기는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를 승인한 운용사는 총 8곳이다. 반에크를 비롯해 블랙록, 피델리티, 그레이스케일, 프랭클린 템플턴, ARK 21셰어즈, 인베스코 갤럭시, 비트와이즈 등이다.
그러나 이들 8개사는 바로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을 출시할 수는 없다. ETF 운영사가 별도의 증권신고서(S-1)를 승인받는 절차가 아직 남아 있어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전례를 살펴볼때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 이더리움 현물 ETF가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현재 반에크가 이더리움 현물 ETF 출시에 가장 앞장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에크의 경우 지난 2021년 업계에서 처음으로 SEC에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 출시를 신청했다. 또 반에크는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한 지난 23일 수정된 S-1을 이미 제출했다. 하지만 다른 운용사의 경우 아직 S-1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에서는 SEC가 여전히 이더리움이 증권인지 상품인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이더리움 현물 ETF가 실제로 출시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컨센시스 대변인은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을 환영한다"면서도 "SEC는 가상 자산에 대한 임시방편적인 접근 방식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우려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비트코인 현물 ETF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6개의 이더리움 선물 ETF가 시장에 나와 있지만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더리움의 시가 총액은 4500억달러(615조6000억원)로 비트코인의 약 3분의1 수준이다.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신탁의 경우 현재 약 110억 달러의 이더리움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이 회사의 비트코인 펀드보다 훨씬 작다. 여기에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후 이더리움의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은 점도 이더리움 현물 ETF의 활성화를 부정적으로 보는 또 다른 이유다.
그러나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이더리움 ETF 상장 후 첫 12개월간 최소 150억달러(20조5200억원)에서 최대 450억달러(61조5600억원)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상자산 전문지 크립토브리핑닷컴 역시 이더리움 ETF가 상장될 경우 이더리움 시장으로 자금이 상당히 많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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