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금지’ 英의회, ‘ 5% 가능성’ 패혈증 투병 후 복귀한 의원에 기립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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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를 허용하지 않는 영국 의회에서 생존율이 5%에 불과한 패혈증을 극복하고 복귀한 동료에게 여야 의원들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2일 집권 보수당 소속 크레이그 맥킨레이 하원의원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의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내각과의 질의응답을 멈추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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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집권 보수당 소속 크레이그 맥킨레이 하원의원이 런던 웨스트민스터 의회의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의원들은 내각과의 질의응답을 멈추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맥킨레이 의원은 지난해 9월 원인을 알 수 없는 패혈성 쇼크로 입원해 12월 사지 절단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치료를 마치고 이날부터 의정 활동을 재개했다.
패혈증은 면역 체계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신체 조직과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맥킨레이 의원은 BBC방송에 “생존 확률이 5%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살아났다”면서 의족과 의수를 착용한 자신이 “생체공학(bionic) 의원”으로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의회는 여야 간 소란이나 연설 방해 등을 차단하고,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내 박수를 금지한다. ‘의회 절차의 바이블(성경)’로 불리는 의회 선례집 ‘얼스킨 메이(Erskine May)’에 규정된 내용이다. 이날 야당 노동당 출신의 린제이 호일 하원의장은 “알다시피 하원은 박수를 허용하지 않지만 오늘은 예외”라며 “당신은 패혈증을 앓는 국민들에게 영감을 줬다”고 박수를 보냈다.
대정부 질문 격인 정례 총리 질문(PM Questions)이 시작된 뒤에도 헌사는 이어졌다. 리시 수낵 총리는 첫 답변에 앞서 “의회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며 맥킨레이 의원의 회복에 경의를 표했고,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오늘 하원은 하나가 되어 끔찍한 시련을 극복하고 회의장에 우리와 함께 있는 당신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맥킨레이 의원은 동료들 앞에서 “오늘은 제게 아주 감격스러운 날”이라면서 자신으로 인해 의회 내 여러 규칙이 깨진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정장 차림을 의무로 하고 있는 의회에 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출석한 것에 양해를 구하며 “플라스틱 의족에 맞는 신발은 운동화뿐이고 의수에는 재킷을 걸칠 수 없었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패혈증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도 요청했다. 그는 수낵 총리에게 “정부가 패혈증의 초기 징후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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