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스클리 신장 희귀질환 치료 큰 역할"
추가심사로 올3월 적응증 확대
요독증후군 유일 바이오시밀러
오리지널 대비 30% 낮은 가격
독일·네덜란드 등에서 호평
"신장과 관련된 급성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 기대가 큽니다. 약값이 낮아진 만큼 더 많은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달 23~2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신장학회(ERA) 연례 학술대회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를 찾은 제약바이오 관계자들은 에피스클리에 주목했다. 희귀성 혈액질환 치료제인 에피스클리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뿐 아니라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aHUS)을 낫게 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최근 입증했다. 지난 24일 삼성바이오에피스 부스를 찾은 한 유럽 지역 의사는 "aHUS는 한번 걸리면 증상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치료제를 반드시 적시에 써야 한다"며 "유럽은 바이오시밀러 처방이 익숙한 곳이라 에피스클리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약 8년간 공들인 에피스클리는 지난해 7월 유럽 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당초 에피스클리의 적응증은 PNH 하나였다. 추가 심사를 통해 올해 3월 aHUS로도 확장했다. 이번 ERA는 에피스클리가 적응증 확대 후 글로벌 무대에 처음 소개된 자리다. aHUS는 혈관 내 형성된 피딱지가 혈액 흐름을 방해하고 적혈구를 파괴해 용혈성 빈혈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미세혈관이 모여 있는 신장과 심장, 뇌 등 주요 기관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 첫 진단 후 3년 내 환자의 80%가량이 사망하거나 말기 신부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발견과 빠른 치료제 사용이 요구된다.
aHUS를 타깃으로 하는 바이오시밀러는 에피스클리가 유일하다. 경쟁 약물인 암젠의 베켐브는 지난해 4월 PNH 적응증을 확보했지만, aHUS까지는 공략하지 못했다. 업계에선 에피스클리 등장으로 aHUS 치료제 가격이 인하된 점을 들어 지금보다 더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기준 에피스클리의 바이알당 약가는 오리지널 의약품인 솔리리스보다 30% 저렴하다.
이날 부스에서 만난 삼성바이오에피스 해외판매전략 담당자는 "프랑스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 오리지널 약가도 의무적으로 20~30% 낮아진다"며 "해당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다른 치료제를 쓰는 환자들도 금전적 부담을 덜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하는 데서부터 난관에 부딪칠 만큼 어렵다"며 "그럼에도 도전하는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을 글로벌 시장에 제시해 더 많은 환자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내 aHUS 시장 규모가 PNH의 2배에 달하는 만큼 올해 에피스클리 매출도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에피스클리는 지난해 PNH로 유럽 6개국(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네덜란드·이탈리아)에, 올해 aHUS로 유럽 2개국(독일·네덜란드)에 진출했다. 앞선 해외판매전략 담당자는 "조만간 영국에서도 2가지 적응증으로 에피스클리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유럽에 제품 판매망을 직접 구축한 덕분에 현지 목소리를 많이 듣고 있는데, 최근 들어 '우리나라엔 에피스클리가 언제 들어오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에피스클리의 다음 목표는 적응증 확대다.
솔리리스의 경우 PNH, aHUS를 포함해 시신경 척수염 범주 질환(NMOSD), 중증 근무력증(gMG) 등 4가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솔리리스가 유럽에서 거두는 매출은 연평균 약 1조원이다. 업계에선 NMOSD와 gMG 시장이 aHUS만큼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추가 적응증을 확보할 경우 에피스클리의 성장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현지에서 24시간 활동 중인 약물감시(PV)팀은 에피스클리의 효능이 오리지널과 차이가 없다는 내용의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톡홀름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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