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리스크 無… 효성家 기업가치 순항
효성중공업 주가 125.6% 급증
효성그룹이 오는 7월 조석래 고(故)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을 양대 축으로 하는 계열분리를 앞둔 가운데, 주요 계열사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조 부회장은 계열분리 이슈와 맞물려 최근 효성중공업 지분을 1000억원 이상 매도했고, 여기에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한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이슈가 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계열분리에 따른 리스크보다 미래 첨단 산업에 집중하는 성장 비전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지난 24일 41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기업인 ㈜효성서 계열분리 이사회가 열린 지난 2월23일 종가와 비교해 125.6%나 올랐다.
조 부회장은 지난 4월19일 효성중공업 지분 매도를 시작해 지난 21일까지 12차례에 걸쳐 1135억원치를 매도했다. 친족간 계열분리를 위해 상장사 기준으로 상호 보유 지분을 3%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 공정거래법 규제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이에 따라 조 부회장 지분율은 작년말 4.88%에서 1.20%까지 낮아졌다.
조 부회장은 2%가량의 지분만 매도해도 되지만, 현재까지 매도 물량은 3.7%가량 된다. 이는 부친인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의 상속 지분과, 이에 대한 상속세 재원 마련 등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규모 지분 매도는 유통주식수의 급격한 증가로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효성중공업의 최근 3개월 간 주가 흐름은 정 반대다. 업계에서는 조 명예회장의 타개 후 상속세만 40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그룹내 수소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지난달 중순부터는 업계 최초로 울산서 세계 최초로 '100% 수소엔진발전기' 상용화를 시작했다. 현대차, 두산퓨얼셀 등 최근 수소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효성중공업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효성을 비롯해 다른 상장사들의 주가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달 새 주가 추이를 보면 ㈜효성은 지난 24일 종가가 6만900원으로 지난달 24일 대비 4.5% 올랐고 효성화학(10.6%), 효성티앤씨(14.8%), 효성ITX(7.9%) 등도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효성화학의 경우 조 부회장 지분율이 6.16%라는 점에서 오버행 이슈가 거론되지만,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주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조 부회장이 효성화학 지분율을 3%까지 낮춘다고 가정했을 때, 나머지 3.16%를 매각한다고 치면 이달 24일 종가 기준 규모는 72억원가량 된다.
신설지주인 ㈜HS효성에 편입되는 효성첨단소재 역시 11.7% 올라 새로운 지배구조에 대한 투자자 기대감이 방증됐다. 조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 지분 12.21%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 회장의 보유 지분은 없다.
조 회장이 총괄하는 ㈜효성은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ITX 등을 산하에 두게 된다. 조 부회장이 맡게 되는 ㈜HS효성에는 효성첨단소재, HIS, 효성토요타, 홀딩스USA 등이 편제된다.
효성은 장남인 조 회장이 화학·중공업 등 기존 주력사업을, 삼남인 조 부회장이 첨단소재를 맡는 식으로 계열분리를 추진 중이다. 이는 각각 잘하는 사업을 한층 고도화 해 시너지를 극대화 하겠다는 선친의 구상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존속법인에 주역이 남는 구조지만, 신설 지주회사는 모빌리티·친환경 소재의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중장기 사업 계획이고, 단기적으로는 형제 공동경영을 분리경영으로 경영의 안정에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그룹은 다음 계열분리 수순으로 ㈜효성의 인적분할 후 주식 맞교환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다음달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를 승인할 계획이며, 7월1일 HS효성을 출범할 예정이다. 신주유통은 7월29일로 예정돼 있다.㈜효성 지분율은 조 회장 21.94%, 조 부회장이 21.42%로 비슷하지만 분할 비율은 ㈜효성 0.82, ㈜HS효성이 0.18로 차이가 있다. 조 회장이 조 부회장과 주식 맞교환을 진행하면서 현금을 얹어주는 방식이나, 조 부회장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의 예상이 나오지만 조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 등도 감안해야 해 추이는 지켜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조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의 상속 다툼 가능성은 변수로 꼽힌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효성에 대해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반면, 이번 인적분할의 분할 비율은 큰 차이가 난다. 조 부회장은 지분 관계가 정리되고 나면 의미 있는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각 지주사 지분 스왑(맞교환), 효성중공업과 효성화학을 모두 보유한 두 형제의 지분 스왑 과정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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