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아이디어·시장조사 자료가 핵심 문건?...`다크앤다커` 소송 공방

김영욱 2024. 5. 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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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게임 분석, 개발 방향성, 차별점 담겨...'게임의 뼈대'
안정적 성과 창출 위함, 협업·보고 등 위해 쉽게 서술
논란의 다크앤다커,
넥슨 전경. 넥슨 제공
아이언메이스 로고. 아이언메이스 제공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소송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게임 개발 초기 아이디어와 기획문서가 핵심 자료로 판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단순한 아이디어나 시장 분석자료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넥슨 측은 내부 기획 자료를 바탕으로 '다크앤다커'가 성공했으며 소스코드 등도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24일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다크앤다커' 본안 소송에서 양측은 '시장조사 기획 자료'가 저작권 보호 대상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앞서 넥슨은 과거 내부에서 '프로젝트 P3' 개발팀장으로 있었던 최모씨가 소스 코드와 각종 데이터를 개인 서버로 유출하고, 같은 넥슨 출신 박 모씨 등과 아이언메이스를 설립해 다크앤다커를 만들었다며 지난 2021년 형사 고소 및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자사가 2020년부터 진행한 '프로젝트 LF'와 'P3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조사와 기획 작업이 이뤄졌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구성 요소를 채택해 아이언메이스가 '다크앤다커'를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다는 게 넥슨 측의 주장이다. 게임사들은 게임 개발 초기 단계에 시중의 타 게임들이 어떻게 콘텐츠를 구성했는지, 수익 모델은 어떤지, 그래픽은 어떻게 구현했는지 등을 파악해 개발 방향을 정한다. 이 때부터 기획자, 프로그래머, 아트 등 파트가 협업하며 게임을 구체화한다.

예를 들어 게임 속에 비행기, 자동차 등을 구현할 때 다른 게임사는 어떻게 했는지를 보면서 차별성과 개발 방향, 수익모델을 고려한다. 관련 내용을 알기 쉽게 전달하기 위해 다른 게임의 화면 캡처본을 활용해 설명하기도 한다. 게임의 성공 확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기존 게임의 사례를 최대한 살피는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리스크를 낮추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른 게임사의 사례를 살펴보는 게 일반적"이라며 "기획 자료에는 다른 게임들을 분석하고 어떻게 참고할 지 명시돼 있어 개발의 뼈대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은 여러 과정을 거치는데 일반적인 시장 분석 자료는 다소 애매하지만 초기 방향성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넥슨 측은 "'다크앤다커'가 P3 프로젝트를 따라했다는 것이 공개되면서 이후 테스트에서 많은 부분을 변경했고 그 결과 이용자들의 혹평을 받았다"며 "P3의 결과물을 그대로 따라가 성공했다가 어설프게 방향을 변경했고 혹평을 받자 원상복구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2020년 '프로젝트 LF'를 시작했다. 그러나 8개월 후 내부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개선사항을 반영해 시작한 게 'P3 프로젝트'다. 이후 정식 프로젝트로 승인받고 출시를 위해 4개월 동안 알파, 베타 버전 맵을 제작했다. 이 과정에 핵심 개발자들이 2021년 5월 내부 자료를 집단 유출한 뒤 퇴사했다. 넥슨이 제출한 증거에 따르면 총 1만1000여건에 달하는 소스코드와 기획안이 3일에 걸쳐 외부로 유출됐다. 넥슨 변호인단은 "압수수색에서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으나 아이언메이스가 내부 자료를 숨겨둔 것"이라면서 "개발 초기 자료를 제출하라고 했으나 아이언메이스 측은 이를 거부했다. '다크앤다커'의 장르, 컨셉, 스토리, 게임 진행방식 등이 P3와 유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P3 프로젝트 핵심 개발자들로 구성된 아이언메이스는 '다크앤다커'를 2021년 9월부터 개발했다. 이후 2022년 9월 1차 테스트를 시작하고 2023년 8월 얼리액세스로 선보였다. 최소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이언메이스는 선행 게임의 아이디어를 저작권으로 보호해 달라는 넥슨의 주장은 게임업계 관행이나 특성과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두 차례에 걸친 압수수색에서도 전혀 증거도 나오지 않은 만큼 '영업비밀' 침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넥슨 측이 증거로 제출한 기획문서는 P3가 아닌 다른 게임의 캡처 화면"이라며 "다크앤다커의 경우 총 30쪽 중 10쪽에 걸쳐 상세하게 기술했는데 이 정도가 돼야 기획문서다. 선행 게임 화면을 캡처하고 요약하는 것이 기획이냐"고 반문했다.

한편, 넥슨과 아이언메이스의 2차 공판은 오는 7월 18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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