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지역인재 2배 확대되나···교육청·학부모·학원가 모두 분주

27년 만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확정된 지난 24일 응급차가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으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가 1509명 늘어난 4567명으로 사실상 확정돼, 1998년 제주대 의대 신설 이후 27년 만에 의대 증원이 현실화하게 됐다. 의대증원이 비수도권 대학 중심으로 이뤄지고, 상당수 의대가 정원의 6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을 계획이어서 특히 의대 입시 준비가 대폭 변화를 맞게 된다. 일각에선 지방유학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각 의대 상황을 종합하면, 상당수 비수도권 의대는 정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비율 권고치인 ‘60%’를 넘겨 지역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의대 지역인재 선발 인원은 2024학년도(1071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의대가 있는 권역에서 고등학교 3년을 모두 다녀야 지역인재 선발 전형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 전형부터는 대학 소재지에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6년을 거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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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년 만의 의대 증원 확정···‘교육부 VS 의대생’ 갈등 가팔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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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4일 제2차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내년 40개 의대 모집 정원은 1509명이 늘어난 4567명으로 확정됐다. 대교협은 오는 30일 대학별 의대 모집 인원, 수시·정시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 등 세부 사항을 발표한다. 각 대학이 31일 홈페이지에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하면 2025학년 의대 정원 규모는 되돌리기 어려워진다.

부산대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원 163명 중 113명(69.3%)을 지역인재전형에서 뽑는다. 전남대는 전체 의대 정원(163명)의 7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상국립대와 동아대의 의대 정원 중 지역인재 선발 비율은 70%를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정원이 각각 150명과 171명인 조선대와 전북대의 지역인재 선발비율은 60%대다. 영남권 대구카톨릭대·경북대·동국대·영남대, 충청권의 건양대·건국대·순천향대의 지역인재 선발비율도 60%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에 앞서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 이상으로 권고했다. 현행법령상 비수도권 의대는 정원의 40% 이상을 지역인재로 선발해야 한다. 강원·제주만 예외적으로 지역인재 비율(20% 이상)을 다소 낮게 적용 받는다.

27년 만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확정된 지난 24일 서울 시내 한 학원 건물에 의대 입시 홍보물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입학전형에서 지역인재 비율을 늘린 것은 의대생들의 지역 정착을 늘리기 위해서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지역인재 전형 확대가 지역 의료 기반 강화에 효과가 있다고 본다. 정부와 의료계는 출생 지역·출신 대학·근무지역 일치율을 근거로 “출신 지역의 학생을 의사로 양성하는 것을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대학별 의대 정원 규모와 지역인재 비율이 지난달 초부터 점차 구체화되면서 각 시·도 교육청, 수험생과 학부모, 학원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충남교육청은 최근 ‘무전공입학 및 의대정원확대에 따른 대입지원전략 배움자리’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관내 고등학교에 대상으로 ‘2024 찾아가는 의대 진학 설명회’ ‘2024 의대 진학을 위한 전략과목 주말 동행 특강’을 준비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입시·교육 컨설팅 업체에 의대 진학을 위한 비수도권 지역 이주를 문의하고 있다. 서울과 자동차, KTX로 이동이 편한 충남 천안의 학원가 밀집 지역 등이 선호 지역이라고 한다. 한 교육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많은 수는 아니지만 자녀에게 물려줄 병원이 있는 의료계 종사자 등에게 종종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지역 의대 입학을 목표로 다시 수능시험을 준비하는 재수생·반수생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입시학원에선 평일 야간 수업 중심의 ‘의대’ 직장인반을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고 사교육비 또한 크게 증가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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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갈등 3개월…대화가 없으니 출구도 없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526090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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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