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목표 수험생 불리해지나"… 올해 고3 과탐 응시 비율 '뚝'

올해 치러진 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고등학교 3학년의 과학탐구 응시생 비율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5월 학평에서 고3 과탐 응시생 비율은 고3 전체 탐구 응시자 가운데 44.1%로,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1년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1년 전(47.9%)에 비해 3.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 3월 학평에서도 고3 과탐 응시생 비율은 지난해(47.2%)보다 2.3%포인트 감소한 44.9%였다.

3월 학평 기준으로 통합 수능이 도입된 2021년부터 과탐 응시 비율은 지난해까지 증가했지만, 올해 하락세로 돌아섰다. 탐구 영역에서 과탐 선택이 줄고 사회탐구가 느는 상황이 올해 들어 나타난 것이다.

수학 영역의 경우 5월 학평에서 이과 과목으로 통하는 미적분과 기하 선택 비율이 지난해 48.4%에서 올해 47.7%로 하락 전환했다. 3월 학평에선 두 과목을 선택한 응시생 비율은 46.1%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과탐 응시생이 줄어드는 이유는 자연 계열 대학을 진학할 때 사회과목 선택을 허용해 주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사탐 과목을 선택하는 이과생들이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주요 대학은 아직 과탐에 가산점을 적용하고 있어서 이 같은 '과탐 이탈 현상'은 중하위권을 중심으로 나타난다는 게 종로학원의 설명이다.

이처럼 과학탐구 응시생 감소가 연쇄적으로는 최상위권인 의대 지원 수험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능 1등급은 응시생의 4%, 2등급은 11%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중하위권 수험생들이 과탐에서 사탐으로 전환하면 1-2등급 인원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수능 최저등급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5학년도에 의대 모집 정원이 확대되고 지역인재전형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비수도권 최상위권 수험생의 수능 최저 충족 여부는 지난해보다 더 중요해진 상황이다.

현재 2025학년도 비수도권 26개 의대(일반전형 기준)에서는 수시모집 지역인재전형으로 뽑는 801명 가운데 773명(96.5%)에게 수능 최저등급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가장 기준이 높은 대학은 수능 4개 영역의 등급 합이 5등급 이내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종로학원은 "과탐에서 수능 최저 미충족이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며 "수험생들은 최종 발표되는 2025학년도 모집 요강에 따라 의대 수능 최저 기준이 어느 전형에 적용되는지, 기준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