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입니다”…인기많던 20대女, 방에서 안 나오는 이유 뭔가했더니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경기권 한 도시에 사는 주부 A 씨는 3년 가까이 사실상 닫히다시피한 20대 중반의 딸 B 씨 방 문을 보면 안타까움의 한숨과 아쉬움의 눈물이 함께 나온다고 한다. B 씨는 사실상 은둔형 외톨이가 된 상황이다. A 씨에 따르면 B 씨는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다. 비교적 눈에 띄는 외모와 부드러운 성격으로 여러 아르바이트 등 사회생활도 잘해 인기가 있었고, 남자친구도 몇 번 사귄 적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B 씨는 거듭된 취업 실패와 몇번의 연애 후 받은 상처 등으로 고개를 점점 더 밑으로 숙였다. B 씨에게 드리워진 그늘도 짙어졌다. A 씨는 "남들보다는 비교적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탓인지, 특히 실패를 마주하는 걸 매번 많이 무서워했다"고 했다. B 씨가 주로 자기 방에만 있는 게 몇 달 정도는 휴식 차원에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B 씨는 몸이 약해졌다는 이유로 바깥에 나가기를 점점 꺼리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는 이 상황까지 흘러왔다는 것이다. A 씨는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고, 답답하다"며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 둘 다 더 나은 상황을 위해 최대한 노력은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CNN 방송이 사회적 관계를 단절하고 정서적으로 고립된 채 살아가는 한국과 일본, 홍콩의 은둔 청년들을 25일(현지시간) 조명했다.
CNN은 '움츠러드는 삶, 일부 아시아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물러나는 이유'(A shrinking life: Why some Asian youth withdraw from the worl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 나라의 은둔 청년을 포함, 은둔형 외톨이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최근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일본에는 '히키코모리'로 불리는 은둔형 외톨이가 1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키미즈 뎃페이 메이지가쿠인대 부교수는 일본에서는 직장을 잃거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후 히키코모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CNN에 보도했다.
일본에서 은둔형 외톨이는 생활비 상승, 임금 정체 등 광범위한 경제 문제가 반영된 문제로 다뤄진다.
가토 다카히로 규슈대 부교수는 "나가서 열심히 일하라고 남자아이들에게 가해지는 압력" 때문이라며 특히 남성이 사회적 고립 위험에 처해있다고 주장키도 했다.
35세부터 5년간 은둔형 외톨이로 살았다는 한 일본 남성은 CNN에 부모 병간호를 위해 고향으로 내려온 후 간병과 재정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고, 이후 침실에 틀어박히게 됐다고 밝혔다.
종일 잠만 자던 그는 아내의 도움으로 조금씩 집안일을 하고, 게임과 유튜브 영상 시청, 식물 키우기 등으로 관심을 넓히며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9~34세 인구 중 2.4%가 은둔형 외톨이로 파악된다. 전국적으로 24만4000명 규모다.
CNN에 따르면 허지원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은둔 청년의 증가와 관련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속한 많은 이들이 '완벽주의적 걱정'을 하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비판에 민감하고, 지나치게 자기비판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매우 낙담하고 불안해한다는 이야기다.
홍콩에는 최대 5만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홍콩대 폴 웡 부교수는 이들 대부분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지만, 10대 초반 청소년에게서도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 현상이 아시아에서 처음 나타났지만 미국, 스페인, 프랑스 등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CNN은 "아시아 전역의 정부와 단체가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 재진입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 과제는 많은 국가가 인구 노령화, 노동력 감소, 출산율 저하, 청소년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더욱 시급해지고 있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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