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실적부풀리기 개선안 2분기 결산전 가늠

금융당국, 연말 결산전까지 결론 계획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뢰회복과 혁신을 위한 보험개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 제공>

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지속하자, 올 2분기 결산이 나오기 전까지 제도 개선 방향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26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2분기 결산이 이뤄지는 오는 8월 전에는 개혁 방향을 가늠하도록 해, 연말 결산 전까지는 결론을 낼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바뀐 회계기준을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가정해 미래에 생길 이익을 다 앞으로 끌어 쓰는 행태를 보이는 점을 지적한다. 보험계약 이후 초기에 이익을 단기에 몰아넣는 측면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1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손해보험사 31곳을 중심으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이익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계리 가정 산출의 기본 원칙만 제시하는 새 회계제도상 보험사들이 자의적 계리 가정을 적용한 영향이 크다. 당국은 보험사들이 새로운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을 단기에 확보하기 위해 장기인 보험 등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당국은 무·저해지 보험 판매 확대도 CSM 확보 등 단기 성과 확대 수단으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무·저해지 보험은 보험료 납입 기간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는 대신 보험료를 최대 절반가량 낮춘 상품이다.

이 상품은 장기해지율 통계가 없는 가운데 예상해지율을 높게 가정하고 가격을 인하해 고객을 끌어들인다. 실제 해지율이 예상보다 낮다면 해지율 차손 발생으로 보험사의 건전성이 훼손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보험사는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 기준 변경에 따른 대규모 손실부담계약비용 환입 덕에 순이익이 급증하기도 했다. IBNR는 사고 발생으로 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할 의무가 있지만 아직 청구되지 않은 부분이다. 보험사는 비용을 계산해 준비금(보험 부채)으로 적립한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출범한 보험개혁회의 산하 신회계제도반을 통해 새 회계제도 연착륙을 위한 대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해당 회의에는 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회사·보험협회 등이 참여한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