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임기만료 석달 전 승계절차 개시…자격요건은 아직
사외이사 지원 전담조직 설치…경영승계계획 구체화
이사회 독립성 확보…평가체계도 개선 중
앞으로 모든 은행들이 현 은행장 임기 만료 최소 3개월 전부터 경영승계절차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승계절차가 촉박하거나 형식적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금융당국 지침에 따른 조치다.
이와 함께 사외이사 지원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이사회 독립성 확보를 위한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등 관리체계도 마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 중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른 각 은행별 이행계획을 제출받아 점검했다고 26일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감독기준의 글로벌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모범관행 최종안을 마련했다.
은행이 제출한 이행계획에 대해 금감원은 "대체로 모범관행 취지에 맞고 연말까지 이행완료를 목표로 하는 계획을 제출했다"며 "다만 일부 은행은 이행계획에 구체적이지 않거나 이행여부와 시기가 불명확한 항목이 있는 등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특히 경영승계절차, 이사회 구성과 평가 등은 각 은행 CEO 선임과 사외이사 선임·평가 등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전 개선방안을 조속히 확정해야 한다는 게 금감원 입장이다.
사외이사 지원 조직 갖춰…경영승계절차는 진행 중
금감원에 따르면 11개사가 이사회 산하 사외이사 지원 전담조직 설치를 완료했고 대부분 은행이 연내 이행할 예정이다. 업무총괄자를 부서장급 이상으로 지정하고 임면(임용+면직)과 성과평가 시 이사회 사전보고, 참여 절차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원조직 인력은 업무총괄자 외 2명 수준이다.
사외이사에 충분한 안건검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회의자료 조기송부(최소 7일 전)도 내규화할 계획이다. 사외이사만의 간담회 실시 근거를 마련하고 주요 사항을 기록하기로 했다. 단 일부 은행은 아직 소집절차 등이 불명확한 상태다.
사외이사 교육과 연수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교육내용 확대·강화 등 계획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필수 이수시간 등은 검토 단계다.
대다수 은행들은 경영승계계획의 구체화·문서화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임기 만료 예정 시 CEO 자격요건을 포함해 승계계획의 적정성 점검과 횟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CEO의 적극적 자격요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은행은 아직 많지 않고 대부분 구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모든 은행이 현 CEO 임기만료 최소 3개월 전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수 은행은 경영승계절차 단계별 최소 소요시간 부여도 고려 중이다. 승계 절차가 촉박하게 진행되거나 형식적으로 운영되자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CEO 선임과 경영승계절차 개선은 은행권을 향해 금감원이 가장 강하게 주문한 내용이기도 하다.
일부 은행은 후보 평가와 검증 시 외부전문가 활용 등 계획을 제시했지만 대부분은 세부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지주별로 은행에 자회사 CEO 후보군 정보를 제공하고 교류 기회, 인터뷰 참석, 추천·의견 제출권 부여 등도 고려하고 있다.
이사회 독립성 확보…평가체계도 개선
대부분 은행들은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집합적 정합성 관리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다만 이사회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등 문서화가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 평가다.
모든 은행은 역량진단표도 도입할 예정이다. 실질적 활용을 위해선 작성·관리기준, 활용방안 등 세부사항 구체화가 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사회 임기와 승계에 대해선 임기 차등부여 등 적정 임기 정책을 포함한 장단기 이사회 승계 계획도 마련 중이다.
이사회와 사외이사 평가체계 개선 방안으로는 은행별로 정량지표 확대와 설문지 등 평가항목 다양화, 평가주체 별 비중 조정 등을 살펴보고 있다. 평가체계는 평가 절차와 적정성 점검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일부는 외부전문기관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부 은행이 평가결과 나타난 미흡점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과 이행여부 점검절차 등을 규정화하지 않고 있어 환류(피드백)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은행 이사회 소통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별 보완 필요사항 등을 논의해 개선토록 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한 이사회의 관심고 노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감독·검사업무 수행시 이번 모범관행을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국내 은행들이 각사 특성에 맞게 건전하고 선진적인 지배구조를 정착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명현 (kidman0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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