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혼맥으로 맺어졌지만 우린 달라”…사내 연애로 결혼한 재벌도 많다는데 [방영덕의 디테일]
며칠 전만 해도 누구나 볼 수 있었던 웨딩화보는 현재 특정 패스워드를 입력 후에만 들어가 볼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이었을 테지요.
민정씨의 경우 국내 재벌가 혼맥에서 일반인과의 결혼을 택한터라 더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대기업 오너의 자녀나 정치인, 고위 공무원의 자녀와 혼사를 맺어 부의 대물림을 공고히 하는 재벌가의 행보와 대조를 이뤄섭니다.
그 동안 우리나라 특유의 혈연주의와 맞물려 재벌 기업들을 지탱하는 방편이 된 재벌가 혼맥.
60~70년대 정치권력을 시작으로 관료, 법조에 이어 90년대 이후에는 재계 내에서의 혼사가 참 활발했습니다.
정략 결혼이 아니라 그야말로 자유로운 연애를 통해 결혼까지 골인한 재벌가 자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앞서 중국계 미국 벤처기업인과 결혼을 앞둔 민정씨의 언니 최윤정(35)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역시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벤처사업가와 지난 2017년 백년가약을 맺었습니다.
SK그룹은 최 본부장의 남편에 대해 당시 “국내 대기업 총수일가와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최 본부장은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벌가 딸로는 처음으로 해군에 자원입대해 화제가 됐던 최민정씨는 결혼 소식이 알려진 계기가 독특합니다. 웨딩업체에 직접 청첩장을 올려 지인들을 초대한 것이 그의 결혼 소식을 외부로 알려지게 한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과 최종현 SK그룹 전 회장의 아들로 혼맥을 이룬 부모와는 대조를 이룬 자녀들의 행보이기에 더욱 눈길을 끕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자녀들도 자유로운 연애를 통해 결혼까지 성공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래 한화가(家)는 정관계와 다양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회장의 부인인 고(故) 서영민 여사도 12~16대 국회의원, 내무부 장관을 지낸 서정화 국민의힘 상임고문의 고명딸로 재벌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혼맥입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42)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가에선 물론 재벌가에서도 흔치 않은 러브스토리로 종종 회자되곤 합니다.
재벌가나 고위 공직자 집안 출신이 아닌 입사 동기와 10여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기 때문입니다.
회사 내에서는 사내 동기와 장기간 연애 끝에 결혼 한 이후 김 사장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좋아졌다고 하지요.
김 사장의 아내는 서울대학교에서 예술을 전공한 재원이며, 그의 언니는 배우 조한선씨의 아내 정혜정씨입니다.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역시 한 방송사 기자와 결혼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 부사장의 아내는 2살 연상으로 결혼을 이유로 퇴사할 당시 회사에도 정작 결혼 상대를 따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재벌은 재벌과 결혼한다는 공식을 깬 것은 이들 뿐만이 아닙니다.
롯데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39) 전무는 노무라 증권에서 일할 당시 동기였던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었고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본부장도 사내 연애를 통해 배우자를 맞이했습니다.
정기선(43) HD현대 부회장은 지난 2020년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일반인인 정현선씨를 배필로 얻었습니다.
당시 베일에 싸인 며느리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정 사장의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건강한 여성”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는데요.
정 사장의 아내는 대학시절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뜻을 담아 만든 ‘아산서원’의 온라인 홍보단에서 활동하며 현대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마다 결혼 풍토는 조금씩 다르지만, 80년대생 오너경영인들이 부각되면서 혼맥에 유연함을 발휘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과거 기업인에 대한 정관계 입김이 셌던 것과 달리 갈수록 영향력이 줄자 재벌간 혼맥의 필요성 역시 감소하는 모습이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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