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국회의원 회동·대통령 비판…정치 보폭 넓히는 김동연
김동연 경기지사가 정치인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며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부산과 경기도에서 각각 낙선인·당선인 회동을 가졌다. 지난 25일 서울에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반발하며 열린 채 상병 특검 대회에 참석했다. 총선 이후 ‘잠룡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지사는 전날 서울역 앞에서 열린 야당·시민사회 공동 채상병 특검법 거부 규탄 및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같은날 오후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대회 참석 사진과 함께 “채상병 특검 통과! 국민의 명령이다”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김 지사는 최근 국회의원 당·낙선인들과도 연이어 만났다.
지난 24일 수원 도담소(옛 도지사 공관)에서는 경기지역 당선인들과의 만찬 간담회를 했다.
간담회에는 경기지역 60석(더불어민주당 53석, 국민의힘 6석, 개혁신당 1석) 중 민주당 36명, 국민의힘 3명, 개혁신당 1명 등 모두 40명의 당선인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맞붙었던 김은혜 당선인과 송석준·김성원 당선인이, 개혁신당에서는 이준석 당선인이 자리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 자리에서 ‘반도체 특별법 제정’, ‘RE100 3법 제·개정’,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특별법 제정’ 등 경기지역 주요 입법과제에 대한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우리 법은 개별 산단 지원 체계로 돼 있어 반도체 집적화 지원에 상당한 한계가 있다”며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반도체특별법,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는 경기도와 대한민국 RE100에 관한 법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경기북부특별자치도 특별법 추진을 하고 있고, 이미 북부의 많은 의원님께서 동조해주고 계시다”고 했다.
22일에는 부산을 찾아 민주당 낙선인 10여명과 만나 위로하는 자리를 가졌다. 부산은 민주당이 참패한 지역이다. 국민의힘이 18석 중 17석을 차지했다.
김 지사는 다음날인 23일에 부산 MBC와의 인터뷰에서 “(낙선인 만찬 자리에 대해) 고생하신 분들 감사드리고 또 따뜻한 덕담, 밥 한 끼 같이 하려고 했다”면서 “지난 선거에서 많이 안타까웠지만 부산에서 우리 민주당이 45% 득표하면서 나름의 또 성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비명계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정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민생에는 눈 감고 민심에는 귀 닫은 이와 같은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채상병 특검법처럼 많은 국민들이 원하는 이런 일에는 귀 닫고 지금 고집부리면서 오불관언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치판에 어떤 노력과 슬기로운 그런 논의가 없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총선 이후 연일 윤 대통령을 겨냥한 비판 메시지도 내고 있다. 지난 9일 해외 순방 일정 중 SNS를 통해 “대통령 기자회견을 봤다”면서 “사오정 기자회견에 답이 없는 대통령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국민과 맞서려는 대통령에게 더 이상 인내심을 보여줄 국민은 없다”고 썼다.
김 지사는 윤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지난 21일에 “대통령께서는 정말 관련이 없으시냐”면서 “거부권 행사는 방탄용 직권남용이다. 수사를 막을 수는 있어도 국민 저항을 막을 순 없다”고 말했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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