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방법[김한솔의 경영전략]

2024. 5. 26. 09: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영전략]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은 무엇일까? 정확한 판단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것만 해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있다.

흔히 리더를 ‘조직관리자’라고도 말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조직을 잘 관리하는 것도 리더의 할 일인 셈이다. 그래서 조직에서의 리더는 구성원들의 힘을 키워서 잘 활용해야 한다. 여기엔 크게 두가지 관점이 있다. ‘잘하는 것’을 부각시키느냐 혹은 ‘못하는 것’을 키우느냐다. 이 글에선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만드는 방법, 즉 강점 코칭에 대해 고민해 보자.

많은 조직의 리더들과 ‘구성원의 강점을 키우는 코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공통적으로 듣는 질문이 있다.

“특출난 강점이 있으면 그것을 키워주겠는데 그런 게 안 보이는 직원은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다시 말해 강점이 없다는 것이다.

우선 드는 생각은 좀 슬프다. 어려운 취업 시장을 뚫고 입사를 했고 힘겨운 경쟁을 견디며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내세울 게 없다니, 이를 지켜보는 리더도 그렇지만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까 싶은 생각이 들어서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면 슬픔이 아닌 화가 난다. ‘정말 강점이 없을까’라는 의문이 생겨서다. 리더들이 구성원들의 강점을 모르면서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닐까?


 그냥 보지만 말고 관찰을 하라

그래서 강점 코칭의 시작은 구성원의 강점을 ‘보려는 시도’다. 이런 얘기를 하면 ‘하루에 몇 시간씩 함께 일하면서 충분히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그냥 보는 게 아닌 관찰이다. 강점을 찾기 위한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리더와 구성원이 함께 보내는 많은 시간의 중심엔 대부분 일이 차지하고 있다. 일을 진행시키기 위한 지시와 보고를 하고,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기 위해 모여서 회의를 한다. 이처럼 리더와 구성원이 대면하는 시간에 일만 생각하지 말고 작게라도 강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원래 안 보였던 구성원의 강점이 보인다.

회의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 새로운 아이템 실행 방식에 대한 회의 시간,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그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A 직원은 기존에 하지 않았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B 직원은 아이디어의 현실성을 문제 삼으며 안정적 방식을 제안한다. C 직원은 A와 B 직원이 제안한 각각 내용의 장단점을 정리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일이 정리되고 회의는 끝난다. 이때 리더의 머릿속엔 무엇이 남을까. ‘일의 결과’만 기억될 때가 많다. 하지만 그 회의 도중에 잠깐만이라도 위에서 그 장면을 바라보면 어떨까. A 직원은 ‘아이디어가 많다’, B는 ‘비판적 사고를 잘한다’, C는 ‘분석을 통한 정리를 잘한다’는 걸 관찰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게 바로 ‘의도적 노력’이다.

우리 뇌가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 증명됐다. 리더도 마찬가지다. 일만 생각하면 ‘사람’은 잘 안 보인다. 하루 종일 붙어 있다고 해서 나의 구성원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의도적으로 강점을 관찰하기 위한 노력에서 강점 코칭이 시작된다.

관찰을 통해 강점을 찾았다 해도 현실적인 문제로 강점 코칭이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리더들이 있다. 예를 들어 영업부서라 추진력을 갖고 부딪히는 게 필요한데, 비판적 사고와 같은 게 강점이라면 써먹기 힘들지 않냐는 얘기다.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리더라면 당연히 갖게 되는 고민이다.

우리 부서에서 필요한 업무 역량을 강점으로 가진 직원들로만 구성돼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현실적으로 그런 조직은 없다.

이때 리더에게 필요한 건 일의 속성을 쪼개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규 고객 발굴을 통한 매출 확대’라는 과제가 떨어졌다고 해 보자. 이를 전담해 맡길 수 있는 직원이 있다면 좋겠으나 마땅치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업무를 기획, 분석, 제안, 실행 등의 단계로 쪼개는 게 필요하다. 우선 일의 시작은 아이디어가 많은 직원에게 맡긴다. 그래서 신규 고객에게 접근하기 위해 기존에 해 보지 않았던 방식들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갖고 분석력이 좋은 직원이 다음 스텝의 일을 한다. 비현실적인 대안은 걸러내고 실현 가능한 방법을 고민하는 식이다.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성과

다음 단계엔 제안 능력이 좋은, 다시 말해 설득력이 놓은 직원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해 일을 확정한다. 다음으로 추진력이 있는 직원이 정리된 내용을 갖고 실행에 옮긴다. 이게 일을 ‘쪼개서’ 구성원들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분석적 사고가 익숙한 직원에게 ‘일단 해 봐’라고 지시하는 것처럼 힘든 게 없다. 새로운 시도가 즐거운 직원에게 ‘하던 대로만 해’라고 하는 것은 괴롭힘일지 모른다. 일을 쪼개서 구성원들이 각자의 강점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주면 어떨까.

업무를 쪼개서 강점을 활용하는 게 힘들다면 강점이 발휘될 역할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직관리자로서 리더가 챙겨야 하는 성과가 단순히 업적만은 아니다. 구성원들이 불편하지 않게 일하도록, 서로의 노하우를 나누며 함께 성장하도록, 신입 혹은 경력 입사자들이 어색하지 않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조직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성과다.

이런 역할을 구성원의 강점에 맞게 부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육성이나 코칭에 대한 관심과 강점이 많은 직원에게 ‘신규 직원 온보딩’을 담당하도록 하고, 학습에 강점이 있는 구성원에게 ‘조직 내 학습 리더’의 역할을 맡기는 식이다.

사람은 본인이 잘하는 일을 맡았을 때 덜 힘들다. 일이 몰려 힘들더라도 내가 잘하는 일을 할 때는 없던 힘이 생기기도 한다.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잘 활용해야 하는 리더가 구성원의 강점을 찾고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자. 구성원의 강점을 키우기 위해 리더가 먼저 고민해야 할 게 있다. 바로 리더 본인의 강점을 명확히 아는 것이다. 내가 가진 강점에 대해서는 구성원들에게도 기대치가 높다.

그래서 그 직원 입장에선 강점이 될 수 있음에도 리더 눈엔 잘 안 보인다. 나의 잣대가 아닌 구성원 개개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하다. 리더의 의도적 노력으로 각자의 강점이 최대한으로 발휘되는 조직을 만들어 보자.

김한솔 HSG휴먼솔루션그룹 조직갈등연구소 소장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