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유학’ 시대 열린다…의대 지역인재전형 2000명 육박
일부 대학의 경우 지역인재전형 선발인원만 100명이 넘고,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중이 70∼80%에 달하는 대학도 속출했다.
비수도권 대학의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나고 정원의 6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이 차지하면서 의대 진학을 위한 ‘지방유학’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연합뉴스가 지역인재전형을 시행하는 전국 26개 대학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2025학년도 대입전형에서 24개 대학이 1801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대·인제대 등 2곳은 모집요강 발표시까지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이미 제출된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과 비슷한 규모로 올해 입시를 치른다고 가정하면 지역인재전형 규모는 1897명이 된다.
이는 비수도권 전체 의대 모집인원의 61.0%에 달한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만 그 지역 의대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28학년도 대입부터는 중학교도 그 지역에서 나오도록 요건이 강화된다.
파격적인 의대 증원과 함께 정부는 비수도권 의대의 경우 지역인재전형을 60% 이상으로 선발하도록 권고해 이번에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은 대폭 늘어난다.
2024학년도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인원은 1071명이었는데, 2025학년도에 1900여명으로 늘어나면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전체 정원에서 지역인재전형 비중이 80%에 달하는 전남대를 비롯해 경상국립대, 동아대는 지역인재전형 비중이 70% 이상이며, 부산대, 원광대, 조선대, 건국대 등도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부산대가 모집인원 138명 중 113명(69.3%)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을 예정이다. 수시모집에서 87명, 정시모집에서 59명을 선발한다.
총 100명을 모집하는 동아대는 수시모집에서 50명, 정시모집에서 20명 등 70명(70.0%)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100명을 모집하는 고신대는 수시모집에서 52명, 정시모집에서 8명 등 60명(60.0%)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는다.
경상국립대는 모집인원 138명 가운데 103명(74.6%), 울산대는 110명 가운데 66명(60.0%)의 지역인재를 선발한다.
대구·경북권역에서는 대구가톨릭대가 80명 중 52명(65.0%), 동국대(와이즈캠퍼스)가 120명 중 74명(61.7%), 경북대가 155명 중 95명(61.3%), 영남대가 100명 중 62명(62.0%)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는다.
호남권에서는 전남대가 163명 중 80%를 지역인재로 채울 계획이다. 조선대가 150명 가운데 100명(66.7%), 전북대가 171명 중에 111명(64.9%)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 등 전국 평균보다 높은 비율로 지역인재를 뽑는다.
의대 정원 확대의 최대 수혜지로 꼽혔던 충청권과 강원권 가운데 충청권의 경우 건양대(대전)가 100명 중 65명(65.0%), 건국대(글로컬)가 100명 중 66명(66.0%), 순천향대가 150명 중 96명(64.0%)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한다.
강원지역은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이 전국 평균보다 다소 낮지만, 정원이 크게 늘면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의대 진학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됐다.
강원대는 91명 가운데 절반인 45명(49.5%), 가톨릭관동대와 연세대(미래)는 모집인원 각 100명 가운데 40명(40.0%)과 30명(30.0%)을 지역인재로 선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어렸을 때부터 자녀를 비수도권으로 보내 의대 진학을 준비하는 ‘지방유학’이 입시의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큰 변화”라며 “수험생들은 대학별 모집공고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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