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미국 대선에 숨죽이는 K-철강… 중국 때리기에 '불똥'
[편집자주] 국내 철강업계가 거센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중국산 철강 관세를 3배 이상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유럽연합(EU)은 탄소 배출을 명분으로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다. 한국 철강사들은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불황에도 저탄도 생산체제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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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되는 관세를 현행 7.5%에서 25%로 3배 넘게 올릴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에 주문했다. 관세 인상 대상은 중국산 수입품으로 180억달러(약 24조4000억원) 규모다.
미국은 중국의 저가 수출 공세에 대응해 관세 인상, 무역장벽 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보조금과 국영은행 대출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보호무역 기조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그는 이른바 '보편 관세 10%' 부과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중국에 대해서는 60% 이상 고율 관세를 적용할 것을 시사했다.
중국을 향한 관세 장벽이 한국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8년 트럼프 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 부과 초기에 안보 관계의 중요성을 고려해 한국을 해당 조치에서 배제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한국 철강재에 수입 쿼터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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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 결정에 반발한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소하기로 했다. 오는 8월 결과가 나올 전망이지만 한국 기업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일본 철강업계도 숨죽이고 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해 12월 세계 4위 철강사인 일본제철은 미국 무역장벽을 뚫기 위해 US스틸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전미철강노조(USW)는 사측이 노조와 충분한 협의 없이 매각을 결정했다고 반발했고 표심을 의식한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제철 인수에 반대하고 나섰다. US스틸 본사를 품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핵심 경합주로, USW 노조원은 120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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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에는 무역확장법을 기반으로 관세 인상, 국가별 수입 쿼터 축소 등 전통 무역장벽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산 철강 수입 제한으로 중국 기업들의 한국 내수시장 저가 공세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시장 보호를 위한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관세 인상으로 중국산 철강재가 국내에 유입될 경우 한국 철강사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이미 한국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늘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큰 폭으로 꺾인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톤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중국의 철강 수출은 약 258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철강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관세를 추가 인상한다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 방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중국을 향한 무역장벽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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