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뒤로 올라가고 제자리 돌고…벤츠 전기 G바겐

페르피냥(프랑스)=박찬규 기자 2024. 5. 26.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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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4개 모터로 극강의 성능, 독특한 움직임 구현
-3톤 넘는 무게 이겨내는 파워… 브레이킹은 주의해야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클래스 /사진=박찬규 기자
'저길 올라갈 수 있을까?' → "와! 이게 되네!" 의문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가파른 경사에 큼지막한 바위와 진흙마저 뒤섞인 길을 힘겹게 이겨냈다. 3톤이나 되는 무게를 떠안았음에도 역시 'G바겐'의 명성은 그대로였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아이콘 'G-클래스'가 전기 구동방식을 적용해 새롭게 태어난 '디 올 뉴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이하 전기 G바겐)를 프랑스 남부 페르피냥에서 시승했다. 오프로드는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개발팀이 성능 테스트를 하는 5개 코스 중 한 곳에서 동승하며 차를 체험했고, 온로드는 인근 마을로 이어지는 시골길을 1시간가량 직접 운전하며 특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네 개 모터로 새로운 움직임 구현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클래스의 하부 구조물 /사진=박찬규 기자
'전기 G바겐'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양산차 중 처음으로 개별구동 방식이 적용됐다. 각 바퀴를 굴리기 위한 네 개의 전기모터로 힘을 준다. 각 모터의 출력은 최고 108kW로 4개 모터가 최대 432kW의 힘을 발휘하고 1164Nm의 최대토크를 낸다. ESP 및 중앙 파워트레인 제어 장치를 통해 바퀴마다 필요한 힘이 정확하게 전달된다는 게 '전기 G바겐' 개발팀의 설명.

이처럼 개별 모터를 적용함으로써 엔진차의 디퍼렌셜 락(Differential Lock) 기능을 토크 벡터링(torque vectoring)으로 구현했다. 각 바퀴에 필요한 힘을 0.1초 이내로 측정해서 1초 이내로 필요한 힘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더욱 정교한 코너링은 물론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구동력을 유지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클래스 배터리 보호 패널 /사진=박찬규 기자
'전기 G바겐'의 배터리는 사다리꼴 프레임 사이에 두 겹으로 쌓는 형태로 설치됐다. 배터리 무게만 해도 800kg쯤 된다. 오프로드 주행 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하부 보호 패널은 두께 26mm의 탄소섬유 복합 소재를 썼다. 이 패널 무게는 57.6kg인데 만약 강철로 만들면 3배쯤 더 무거워진다.

다만 차 하부가 매끈하게 편평해진 탓에 큰 돌이 사이에 걸릴 수 있다. 경사가 무려 34~37도에 달하는 초고난도 코스를 주파할 때도 하부에 큰 돌이 걸려서 시소처럼 매달리게 되는 상황을 겪었다. 물론 구동력 제어가 완벽해서 바퀴 하나만 닿아도 이동이 가능하다. 37도 코스는 후진 후 다른 바위를 함께 밟으며 넘어서는 식으로 돌파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클래스 /사진=박찬규 기자
비가 온 뒤라 진흙과 돌이 뒤섞여 타이어 그립이 매우 떨어진 상황이었다. 다른 차종이었으면 이런 길을 지날 마음조차 먹지 않을 상태였다. '전기 G바겐'은 최대 35도의 측면 경사는 물론 접근 각도 32도, 이탈 각도 30.7도 및 램프각 20.3도의 성능을 갖췄다.

오프로드용 크루즈 컨트롤도 활용해봤다. 3단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 기능'(The intelligent off-road crawl function)은 로우 레인지 오프로드 기어 시스템이 작동 중일 때 항상 활성화된다. 운전자는 약 2km/h 속도를 유지하는 '슬로우 크롤', 평지에서 걷는 속도나 언덕을 오르는 속도로 유지되는 '가변 크롤', 약 8km/h 속도를 유지하는 '패스트 크롤' 중 선택할 수 있다. 운전자는 코스 공략에만 집중하면 된다.

G-턴 기능은 제자리 회전 기능이다. /사진=박찬규 기자
그리고 혁신적인 기능도 오프로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G-스티어링'(G-STEERING) 기능은 오프로드 주행 시 회전하는 방향의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고 바깥쪽에 힘을 더 줌으로써 회전 반경을 크게 줄여준다.
'G-턴'(G-TURN)' 기능은 제자리에서 최대 720도까지 회전할 수 있는 기능이다. 단단하지 않거나 고르지 못한 노면에 있을 때 거의 제자리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돌릴 수 있다. 이는 오프로드 주행 시 막다른 길을 만났을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전기 G-클래스 오프로드 주행 모니터 /사진=박찬규 기자
순서에 맞춰 필요한 버튼을 누른 다음 운전대 뒤 한 쪽의 패들시프터를 누르면 해당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속도가 꽤 빠르다. 직접 해봤을 때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쾌감이 들었다.
흡기가 필요없는 만큼 엔진차보다 도하 능력도 개선됐다. 최대 850mm 깊이의 물 속을 달릴 수 있다.


온·오프로드 모두 럭셔리 포커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클래스 /사진=박찬규 기자
'전기 G바겐'은 216개 셀로 구성된 2단 구조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3개의 냉각 레벨과 함께 12개 셀 모듈로 설치돼 있다. 배터리 용량은 116kWh로 WLTP 기준 최대 473km를 달릴 수 있다.
다른 오프로더와 차별화하는 포인트는 '럭셔리'다. 45년 전통을 이어가면서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네모난 모양의 송풍구와 승객용 좌석 손잡이는 G-클래스의 전형이다. 여기에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춘 운전자 및 미디어 디스플레이(각 12.3인치)가 기본 장착된다. 복잡한 도로에서도 직관적으로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MBUX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으로 운전이 편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 G-클래스 인테리어 /사진=박찬규 기자
MBUX 하이엔드 뒷좌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즐길 수 있다. 뒷좌석 탑승객이 2 개의 11.6 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로 지루할 틈이 없다. 부메스터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오디오 시스템으로 콘서트홀과 같은 음향도 체험할 수 있다.

가속할 때는 이 차의 무게를 전혀 느끼지 못했다. 탄탄한 하체로 가벼운 오프로드도 랠리 경주차처럼 엄청난 속도로 질주할 수 있었다. 다만 3톤에 달하는 무게는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제동력도 꽤 좋지만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설 순 없다. 브레이킹 시 주의해야 한다.

'전기 G바겐'은 전기구동방식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을 만들며 럭셔리 오프로더로서의 이정표를 세웠다. 국내엔 하반기 출시 예정이다.

페르피냥(프랑스)=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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