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이용자 54% "충전소 부족으로 불편 겪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전기차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공용 충전소가 부족해서 불편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전기차를 구매한 이유로는 보조금과 저렴한 연료비를 꼽았고, 70%가량은 다시 차를 산다고 해도 전기차를 구매할 것이라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은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전기차 및 충전인프라 보급 확대를 위한 사용자 설문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설문은 연구용역을 맡은 ㈜하이데이터가 전국 17개 시도 전기차 사용자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지난 1월 4일까지 인터넷 조사 방식으로 수행했다.
전기차를 구매하게 된 동기로는 가장 많은 27.5%가 보조금 지원을 꼽았다. 환경보호 20.8%, 저렴한 연료비 20.7%, 소비트렌드 부응 12.9%, 차량 성능 7.7%가 뒤를 이었다.
소유 차종은 아이오닉5가 35.8%, EV6가 10.5%, 포터가 9.3%, 니로EV가 6.5%, 봉고가 4.1%, 볼트 EV가 4.0%, 코나 EV가 3.4%, 모델Y가 3.1%로 집계됐다.
전기차를 구매할 당시 차 가격에 대해서는 51.2%가 비싸다고 평가했고 적정하다는 31.8%, 저렴하다는 17.0%였다.
전기차 구매 전후 인식 변화를 보면 구매 전 차량 성능을 우려했다는 응답자는 44.7%였으나, 현재도 우려된다는 응답은 19.8%로 떨어졌다.
구매 당시 차량 충전에 대해 우려했다는 답변은 56.2%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중 현재도 우려한다는 응답은 27.0%로 낮아졌다.
차량 안전에 대해서는 구매 전 44.2%가 우려했다고 밝혔으나 현재는 우려하지 않는다가 48.8%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충전에 대한 우려는 줄었지만, 전기차 사용 시 불편 사항으로는 여전히 충전(29.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충전 관련 애로사항은 충전시설 부족 38.6%, 충전질서 부족 21.2%, 기기 고장 14.3%, 충전 속도 9.2%, 충전 비용 8.7% 순이었다.
특히 공용 충전시설이 부족하다는 응답률은 44.9%에 달했다.
실제로 충전소 부족으로 불편을 경험했다는 답변은 53.8%로 조사됐고, 지역별로는 대전(66.0%), 경북(64.9%), 광주(63.4%), 경남(62.1%), 세종(60.0%)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기차를 충전하는 시점으로는 46.6%가 '배터리 잔량이 일정 비율 이하로 내려갔을 때'라고 답했다. 그밖에 '평소 충전장소 위치 시'(26.6%), '저렴한 충전기 발견 시'(10.3%), '충전할 수 있는 곳이면 언제든지'(9.6%)라는 응답이 나왔다.
충전 주기는 주 1∼2회가 50.8%로 가장 많았고 주 3∼4회 29.7%, 거의 매일 12.8%, 월 1∼2회 6.3% 순이었다.
주로 이용하는 충전 방식은 완속 충전이 64.8%로 급속 충전(31.1%)의 약 두배에 달했다.
완속충전을 하는 이유로는 '가까운 곳에 있어서'(45.3%)와 '장시간 충전해도 시간·주차 문제가 없어서'(26.1%)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급속충전기가 부족해서 불편을 겪었다는 응답은 54.2%에 달했고, 특히 공용충전기에 불만을 가진 응답자의 76.0%가 급속 충전기 부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공용 충전기 설치·확대가 필요한 장소로는 아파트(44.4%), 고속도로 휴게소(15.4%), 대형건물(11.4%), 공영주차장(10.8%)을 주로 꼽았다.
개인 충전기 사용률은 41.8%로 조사됐고 자가설치 고정식(21.5%)과 휴대용 충전기(20.3%) 사용 비율이 엇비슷했다.
전기차 시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전기차 시장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71.7%에 달했다.
다음 차도 전기차로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은 70.4%, 주변에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은 73.3%이었다.
보고서는 "전기차 이용을 활성화하려면 초고속 충전기 우선 보급과 같은 실효적인 조치를 서두를 필요가 있으며, 요금소 인근 주유소 충전시설 확대 등 장거리 운행 편의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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