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 난리였는데 어쩌다"…미친 집값에 '텅텅', 빈집 투성이

정혜윤 기자 2024. 5. 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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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값이 꿈틀대는 가운데에서도 제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매매가격 하락으로 전체 제주 부동산 열기가 식어가는 상황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제주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제주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고금리, 미분양 증가, 제주 매력 감소 등으로 올해 제주지역 부동산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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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주택경기 현황/그래픽=윤선정


전국 아파트값이 꿈틀대는 가운데에서도 제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매매가격 하락으로 전체 제주 부동산 열기가 식어가는 상황이다. 한때 '제주살이' 열풍 등으로 활기가 넘쳤지만 경기 침체 등 직격탄을 맞고 회복이 유독 더디다. 높은 분양가에 외지인 투자도 급감하면서 미분양도 줄줄이 늘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제주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0.01% 오르며 26주 만에 상승 전환했고 계속 하락세였던 지방도 0%로 보합 전환했는데 제주는 하락세다.

올해 현재까지 누계치로 봤을 때도 제주는 -1.11% 하락했다. 누적 기준 전국 평균치가 -0.74%인 것과 비교해서 하락 폭이 큰 편이다.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주택, 단독주택 등 전체 주택 가격이 다 내리고 있다. 지난달 제주 전체 주택 가격은 -0.13% 하락했다. 21개월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 기준 아파트(-0.24%), 연립주택(-0.12%), 단독주택(-0.05%) 등이 다 떨어졌다.

주택 가격은 하락하고 미분양 주택은 끊임없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제주 미분양 주택은 2485가구에 이른다. 1년 전(1916가구)과 비교해서 29.7%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전체 미분양 주택에 49.9%(1239가구)에 이른다.

제주 서귀포시 하예동 해안가에 분양중인 전원주택 전경


제주는 한 때 중국 관광객, 유명 연예인들의 제주 살기 유행으로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몰리며 투자 붐이 일었다. 제주로 들어오는 인구수도 자연히 늘었다. 2016년 제주 순유입 인구는 1만5000까지 늘었다. 하지만 사드(THAAD) 보복, 코로나19 이후로 인구 유입이 줄어들더니 지난해 14년 만에 1678명 순유출됐다. 더 심각한 건 올해 1분기 제주 순유출 인구만 1678명으로 지난해 전체 순유출 인구수와 같다는 점이다.

사람은 떠나가는데 유독 비싼 분양가는 제주의 빈집을 급격하게 확산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4월 기준 제주 아파트 평균 분양 가격은 3.3㎡(1평)당 2482만 원으로, 전국에서 서울(3891만원)과 대구(3066만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고분양가가 이어지는 이유는 물류비용 등 공사비 문제도 한몫하지만, 제주가 외지인, 해외 투자 수요에 따른 고분양가 정책으로 지역민들은 사기 어려운 가격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미분양 여파로 일부 건설업계가 최대 분양가 반값 할인, 분양대금 가상자산(암호화폐) 결제까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최근에 제주 지역 도급 상위권이었던 한 중견 건설업계가 아파트 미분양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맡았던 관급 공사 등이 줄줄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같은 부동산 불경기는 제주 전체 실물경제를 침체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부동산·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제주 실물경제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향후 제주 집값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고금리, 미분양 증가, 제주 매력 감소 등으로 올해 제주지역 부동산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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