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으로 약속하는 '함께'…오롯한 수호만의, 감성·진심·음악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그룹 엑소 수호가 데뷔 12년 만에 첫 솔로 콘서트를 선보였다. 수호만의 감성, 수호만의 진심, 수호만의 확장된 음악 스펙트럼이 가득했다. 여기에는 'I'm made by you. 내가 빛나는 이유'라는 이야기가 함께였다.
수호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4 수호 콘서트 <수:홈>(2024 SUHO CONCERT <SU:HOME>)'을 개최했다. 26일까지 양일 간 개최되는 이번 공연은 데뷔 12년만 수호의 첫 솔로 콘서트로, 티켓 오픈 이후 양일 간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수호는 공연 콘셉트 기획 및 연출 전반에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공연명 <수:홈>에서부터 '수호 감성'이 오롯이 느껴지는 '집'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기타 솔로 연주로 공연을 시작하고 밴드 라이브 세션, 다채로운 록 장르 기반의 세트리스트 등으로 밴드 사운드에 대한 수호의 진심도 엿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곡으로 수호는 직접 기타를 들고 연주하며 오는 31일 발매를 앞둔 미니 3집 '점선면(1to3)' 수록곡 '메이데이(Mayday)'를 최초 공개했다. 처음 선보이는 곡인만큼 관객들은 순식간에 수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어 '모닝 스타(Morning Star)', '그레이 수트(Grey Suit)', '자화상 (Self-Portrait)'까지 밴드 라이브 세션과 함께 수호의 탄탄한 라이브가 펼쳐져 순식간에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수호는 "오늘이 진짜 안 올 줄 알았는데 와버렸다. 엑소엘(EXO-L, 팬덤명)이 SNS에서 '5월 25일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글들을 많이 봤다. 그런데 나는 사실 좀 딱 1주일만 늦게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우리 엑소엘을 보니까 하루라도 빨리 오길 잘했다 싶다"며 데뷔 첫 솔로 콘서트에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공연 전 직접 정한 '핑크' 드레스코드를 살피며 "오늘 너무 예쁜 공주님들과 함께. 사실 공주는 난데"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더블 타이틀곡 '점선면(1to3)'과 함께 선공개된 또 다른 타이틀곡 '치즈 (Cheese)' 무대도 꾸며졌다. 디스코 스타일의 펑키한 기타와 베이스 리프가 돋보이는 '점선면(1to3)'에서는 '셋 미 프리(Set Me Free)'라며 노래하는 수호의 깔끔한 고음이 일품이었다. 이어진 '허들(Hurdle)'에서는 선글라스 하나를 얹자 순식간에 장난기 넘치는 애티튜드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쭉 뻗어져 나오는 깨끗한 목소리에 '파워 보컬' 수호의 맛도 느낄 수 있었다.
전광판을 가득 채운 숫자 카운트 다운에 수호가 돌출 무대로 달려 나오자 함성이 쏟아졌고 순식간에 컨페티가 올림픽홀을 가득 채웠다. 수호는 "방금 신곡 두 곡을 들려드렸다. 점선면(1to3)'은 원래 같이 부르는 노래"라며 즉석에서 무반주로 팬들 몫의 파트를 가르쳐줬다. 어설픈 팬들의 노래에 수호는 "백현이 기분을 조금 알겠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와 함께 수호는 "항상 모든 걸 다 걸고 받쳐서 하는데 이번 '점선면(1to3)' 앨범은 거의 1년 넘게 준비했다. 앨범을 준비하려고 하면 자꾸 일이 들어왔다. 드라마 촬영을 들어가면서 발매가 늦어졌다"며 "그래도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좀 담았다. 수호로서의 음악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렵게 느껴지실 수 있겠지만 결국 1차원, 2차원, 3차원 그리고 10대, 20대, 30대를 돌아보는 나 자신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발매를 앞둔 신보에 대해 "언제나 그랬듯이 엑소엘을 생각하며 만든 앨범이다. 곡 설명을 할 때마다 '이러이러해서 엑소엘이 들었으면 좋겠다', '이런 엑소엘을 생각하며 만들었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결국 사랑 노래를 하든 청춘 노래를 하든 엑소엘을 빼놓을 수 없다"라며 "나 스스로 돌아봤을 때 나 자신 안에 엑소가 있었고 엑소엘이 있었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어떤 곡이 '팬송'이라기보다 항상 내 발자취나 마음가짐에 있어서 엑소엘을 빼놓으래야 빼놓을 수 없다"라고 남다른 팬 사랑을 드러냈다.
'구글홈'과 '시리'를 찾은 수호는 무대 위에서 내려온 재킷을 입고 '커튼'을 열창했다. <수:홈> 속 수호의 집을 하얀 커튼이 내려오더니 전광판처럼 사용됐고, 흑백의 수호 오른편에는 하얀 필기체로 가사가 등장해 감성을 더했다. 실제 '커튼' 무대가 끝나자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암막 커튼 (Starry Night)', '위시풀 띵킹(Wishful Thinking)', '문라이트(Moonlight)'까지 수호의 감성과 가창력을 감상할 수 있는 곡들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수호는 "이 곡은 같이 불러야 한다. 숨이 너무 차다. 그러려고 만든 곡"이라며 무대 위 놓인 와인 한 병을 쥐었다. 와인 잔을 가득 채운 붉은 음료의 정체는 다름 아닌 포도주스였다. 직접 의자를 끌고 마이크 앞에 앉은 수호는 기타를 메더니 "너무 기대하지 마시라"라고 당부했다. 그런 수호를 응원하듯 "멋있다", "기타 천재"라는 외침이 들려와 웃음을 자아냈다. 뜨거운 응원에 수호는 "와인 한 잔 했으니까 '디캔딩(Decanting)' 들려드리겠다"라고 자연스레 다음 곡 '디캔딩(Decanting)'을 선보였다.
'이리 溫 (Bear Hug)'에서는 '이런 곡을 이렇게까지 소화할 수 있는' 수호의 긴 호흡이 돋보였다. 특히 'Right where you are' 파트에서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명확히 선보일 수 있는 가수 수호가 또렷이 그려졌다. 깜짝 게스트로 '집들이'에 나선 윤하와 호흡을 맞춘 '너의 차례 (For You Now)'에서도 두 사람의 보컬이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팬들의 떼창과 함께하며 밴드 라이브로 선보인 '첫눈'에서도 맑고 청아한 수호의 보컬이 빛났다.
어느덧 공연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붉은 조명과 뜨거운 불꽃으로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의상을 갈아입고 등장한 수호는 '으르렁 (Growl)', '중독 (Overdose)', '몬스터(Monster)' 엑소 메들리를 선보였다. 올림픽홀을 '으르렁 (Growl)' 응원법이 가득 채우는 가운데 수호는 이를 지휘하듯 즐기며 무대를 휘저었다. 내리꽂는 듯한 '헤이닥터'라는 외침과 '이엑스오 몬스터'라는 응원법과 함께 '리더' 수호 홀로 부르는 엑소 노래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돌출부터 본무대까지 뛰어가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도 인상적이었다.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듯 수호는 핫핑크색 토끼 모자를 쓰고는 객석을 휘저으며 '올라잇 올라잇(Alright Alright)'을 열창했다. 수호는 "오늘 여러 가지 예측 못한 상황들이 펼쳐졌는데 그게 라이브 공연의 묘미 아니겠나"라며 "'첫눈'부터 엑소메들리까지 너무 잘해줘서 고맙다. 앞으로가 기대된다. 이제 또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면 팬분들이 체력을 잘 비축했다 '여기서 놀아야지'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미소 짓기도 했다. 다만 수호가 '우후후후'하고 한 소절을 부르며 마이크를 넘겼지만 팬들은 알 수 없는 소리로 돌려줘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수호는 "내일 더 잘할 수 있다"라고 웃으며 격려했다.
이와 함께 "사실 첫 번째 앨범을 발매할 때 '해야 하나 말아야햐나' 고민했다. 솔로 아티스트로서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다. 고찰과 고뇌, 수없는 생각들, 번뇌들. 머릿속에서 '이 앨범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했다. 정말 발매를 안 하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발매를 했고 오늘 이렇게 솔로 콘서트에서 불러드리게 됐다"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하며 '오투(O₂)', '사랑, 하자(Let’s Love)'를 선물했다.
쏟아지는 앙코르 요청에 수호는 '75분의 1초 (Moment)'와 함께 돌아왔다. 다시 무대에 오른 수호는 "이곳이 엑소가 처음 데뷔 쇼케이스를 한 곳이다. 그래서 혼자 솔로 데뷔 쇼케이스를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우리 모두 성장을 하지 않나. 내가 성장하고 커가는걸 누군가 봐준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 엑소엘도 정말 많이 성장했다. 함께 성장하고 커가는 걸 공유한다는 게 참 신기하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수호의 마지막 인사 역시 엑소와 엑소엘이었다. 수호는 "오늘 콘서트에 와주신 여러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 콘서트를 시작으로 새로운 앨범을 발매하면서 수호의 새로운 음악을 앞으로도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나와 그리고 엑소와 함께 해주시기를 바란다. 진짜 내게 깊게 스며들어버렸다. '메이드 인 유(Made In You)'라는 말이 괜히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마지막 곡은 같이 부르고 싶다. '메이드 인 유(Made In You)' 부르면서 인사드리겠다. 지금까지 엑소 수호였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수호는 서울을 포함해 오는 6월 22일 마닐라, 7월 6일 홍콩, 13일 타이베이, 20일 방콕, 28일 쿠알라룸푸르, 8월 10일 자카르타 등 7개 지역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또한 9월 10일 런던을 시작으로 12일 파리, 14일 뒤셀도르프, 16일 베를린, 18일 바르샤바에서 5개 지역 유럽 투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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