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도, 먹고는 살아야” 식료품비 두 자릿수 ‘껑충’.. ‘나홀로’, 생활비 압박 “힘드네”

제주방송 김지훈 2024. 5. 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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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충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 인상 흐름 속에도, 가계 소비에 필수라 할 식료품비 지출을 크게 줄이지 못하면서 전 가구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고스란히 경제적 파고에 부침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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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소득 379만 원 → 소비지출 273만 원
“덜 먹고 덜 써도” 세금 이자 부담 가중


# 30대 직장인 ‘나홀로’ 족인 이민지 씨(32.가명)는 최근 구독하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하나만 남기고 모두 해지했습니다. 배달서비스도 마찬가지. 1만 원으로 점심값이 빠듯해져 도시락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돈이 들어갈 유료 서비스는 웬만하면 끊었습니다.

“편의점이라고 마음 놓고 사 먹을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쿠폰이나 기프티콘이 없다면 밖에서 즐기는 커피는 사실 사치가 된 지 오래”라는 이 씨는 “물가는 계속 오르고, 그렇다고 월급이 크게 늘었다고 체감하기도 어려워 답답할 뿐”이라고 말합니다.

지속되는 고물가로 인해, 혼자 사는 1인 가구의 충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 인상 흐름 속에도, 가계 소비에 필수라 할 식료품비 지출을 크게 줄이지 못하면서 전 가구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며 고스란히 경제적 파고에 부침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올해 1분기 도시 근로자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91만 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인(2.3%), 3인(2.9%), 4인(-0.3%), 5인 이상(0.9%) 가구와 비교해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특히 일상생활 유지에 필수재로 분류되는 식료품이나 비주류 음료에 대한 1인 가구의 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습니다.

1분기 1인 가구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월평균 지출은 전년 대비 15.4% 늘어난 19만 4,000원으로, 2009년(17.3%) 이후 15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인 가구의 지출 증가율을 보면 2인 가구가 6.6%, 3인 가구 5.6%, 4인 가구 7.1%, 5인 이상 가구 1.8%에 그쳤습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1인 가구는 지난해와 올해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급상승한 과일이나 해조류 품목에 대한 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과일이나 과일가공품 지출 증가율이 28.0%로 가장 높고 해조 ·해조가공품(22.3%), 주스·기타음료(22.4%), 조미식품(20.6%), 곡물(19.4%), 빵·떡류(19.1%)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비해 지난해보다 지출을 줄인 식료품은 커피·차(-11.3%), 유지류(-5.8%) 등 두 가지에 불과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제전문가들은 “1인 가구 연령대를 보면, 고령으로 인해 1인 가구가 된 노인층이나 미혼 청년층 비중이 크다”면서 “평균 소득 수준이 적고, 실질소득이 줄었다고 해도, 필수적인 식료품비 지출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자 부담도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도 한층 ‘나홀로’ 가구의 주머니 사정을 옥죄면서 세금·이자·사회보험 등 생활비 외 지출인 ‘비소비지출’ 증가율이 9.8%로 5인 이상 가구(16.1%)에 이어 두 번째 높았습니다. 4인 이상 가구(3.3%)와 비교해도 3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2인 가구(1.1%), 4인 가구(1.4%) 비소비지출은 소폭 늘었고 3인 가구(-4.4%)는 오히려 줄었습니다.


이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1인 가구의 가계 빚이 늘면서 금리 부담 등이 커진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20대 청년의 평균 채무액은 7,100만 원으로, 이 가운데 77%는 생활비·주거비로 인해 처음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이는 서울시복지재단 청년동행센터가 지난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만 29살 이하 청년 중 '청년재무길잡이' 과정을 이수한 1,4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나타난 내용입니다.

떼문에 앞으로 고물가, 주거비 부담이 지속된다면, 1인 가구 비소비 지출은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더해집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시근로자 1인 가구 월평균 소득은 379만 5,000원으로 전년 대비 7.5% 늘어, 다른 다인 가구 대비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인(-0.7%), 3인(1.0%), 4인 이상(-0.9%)에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준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소득 자체가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소비 지출과 이자 압박 가중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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