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시즌 아웃됐는데"…11G 8승3패→5할 복귀, 이정후 없는 SF 대반전 아이러니
[OSEN=조형래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대반전이 아이러니하다. 이정후(26)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자 팀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8-7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샌프란시스코는 3연승을 달리며 26승26패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샌프란시스코의 5할 승률은 시즌 극초반이었던 4월1일(2승2패)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드라마를 집필하면서 역전승을 일궜다. 7회말까지 J.D. 마르티네스에게 마크 비엔토스의 솔로포 등 백투백 홈런을 맞았고 7회말 피트 알론소에게도 솔로포를 허용하는 등 2-6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4점 차.
그러나 8회초 샌프란시스코가 경기를 뒤집었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투수 앞 내야안타와 마르코 루시아노의 우전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루이스 마토스가 평범한 뜬공으로 물러났고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의 1루수 땅볼로 2사 1,3루가 됐다. 득점이 무산될 위기였지만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우중간 적시 2루타로 1점을 따라 붙었다. 3-6이 됐고 맷 채프먼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가 계속됐다. 이때 패트릭 베일리의 우중간 그랜드슬램이 터지며 7-6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베일리의 데뷔 첫 9회초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솔로포로 8-6으로 달아났다.
9회말 마무리 카밀로 도발이 올라왔다. 선두타자 DJ 스튜어트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이했다. 브렛 배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1사 3루가 됐다. 결국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8-7, 1점 차이로 쫓겼다. 피트 알론소의 유격수 땅볼 때 실책이 나왔다. 1사 1,3루가 됐고 대주자 타이론 테일러에게 2루 도루를 내줬다. 여기서 샌프란시스코 벤치는 브랜든 니모를 고의4구로 내보냈다. 앞서 홈런을 쳤던 J.D. 마르티네스와 승부를 택했다. J.D. 마르티네스는 삼진으로 처리했고 마크 비엔토스의 3루수 땅볼 빗맞은 땅볼을 맷 채프먼이 맨손 캐치로 아웃시키며 극적인 역전승을 지켜냈다.
이날 4점차의 격차를 뒤집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22~23일 피츠버그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를 모두 4점차 이상 뒤지던 경기를 역전에 성공한 팀이 됐다. ‘엘리아스 스포츠’에 의하면 3경기 연속 4점차 이상 역전승은 역대 4번째. 193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961년 보스턴 레드삭스, 1999년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가 3경기 연속 4점차 이상 역전승 기록을 만든 바 있다.
22일 경기는 4회 선제 5실점을 기록한 뒤 5회부터 만회점을 뽑아냈고 8~9회 각각 1점 씩을 뽑으며 5-5 동점에 성공,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연장 승부치기에서 4득점에 성공, 9-5로 승리했다. 23일에는 4회까지 1-5로 뒤져있었지만 8회 맷 채프먼의 스리런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뒤 2점을 더 뽑아내 5득점으로 7-6 역전승을 만든 바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겨울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호르헤 솔레어(3년 4200만 달러), 조던 힉스(4년 4400만 달러), 맷 채프먼(3년 5400만 달러), 블레이크 스넬(2년 6200만 달러) 등 투타의 유망한 프리에이전트 선수들을 가리지 않고 영입했다. 이 중 가장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가장 많은 금액을 쏟아부은 선수가 이정후였다. 주전 리드오프와 중견수 자리를 확실한 선수로 보강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정후를 적임자로 택했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첫 시즌 무리없이 적응을 해 나갔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37경기 타율 2할6푼2리(145타수 38안타) 2홈런 8타점 15득점 OPS .641의 기록을 남겼다.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파울 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고 부상을 당해 휴식을 취했다. 지난 13일, 신시내티 레즈전 복귀했지만 1회 수비 과정에서 펜스플레이를 펼치다가 왼쪽 어깨 탈구 부상을 당했다. 이후 MRI 촬영 결과 구조적 손상까지 발견됐고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스포츠의학의 권위자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도 확실한 소견을 받았다. 결국 수술을 피할 수 없었고 시즌 아웃됐다.
공교롭게도 이정후가 시즌아웃이 된 12일 경기, 샌프란시스코는 6-5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고 이후 이 경기 포함해 이날까지 11경기 8승3패로 고공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가 부상 당하기 직전, 팀은 18승23패였지만 현재는 26승26패로 상승 기류에 돌입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27승27패)와 함께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미극스포츠매체 ‘스포츠넛’은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파워랭킹에 샌프란시스코를 14위로 올려 놓았다. 직전 순위는 21위였는데 수직 상승했다. 매체는 ‘투수진 평균자책점이 4.45를 기록하고 있고 이정후가 시즌 아웃 부상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많이 거두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5월 을어서 핵심 영입생 맷 채프먼이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채프먼은 18일 홈런 포함 3안타 활약을 했고 이튿날에는 4안타 맹타를 휘둘렀다. 5월 타율 2할7푼8리(79타수 22안타) 4홈런 13타점 OPS .880을 기록 중이다. 이정후를 대신하고 있는 루이스 마토스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 대신 13일에 메이저리그에 올라온 마토스는 5월부터 타율 3할4리(46타수 14안타) 2홈런 18타점 OPS .819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미국 매체 ‘저스트 베이스볼’은 “이정후가 부상을 당한 이후 자이언츠의 상황은 암울해 보였다. 루이스 마토스가 등장해 불을 지르기 전까지 일이다. 마토스는 샌프란시스코의 솔루션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후의 부상 이탈, 투수진의 아쉬움에도 샌프란시스코가 대반전에 성공하고 있다는 점을 미국 현지도 주목하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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