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vs 애플, 'AI PC' 경쟁 개봉박두 [IT+]
인공지능 컴퓨터 공개한 MS
인터넷 없이도 AI 이용 가능
강력한 검색기능 제공해
OS시장서 줄어드는 입지
AI PC로 만회하려는 것
경쟁자 애플 AI PC 준비 중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PC' 브랜드를 선보였다. MS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 위치한 본사에서 관계자와 미디어를 대상으로 행사를 열고 '코파일럿 플러스 PC(이하 코파일럿+PC)'를 공개했다. 이는 MS의 AI 서비스 '코파일럿'을 자체 내장한 브랜드로, 자사의 운영체제(OS)인 '윈도우'에 특화한 AI 기능을 제공한다.
가장 큰 장점은 일종의 AI 검색 기능인 '리콜(Recall)'이다. 사용자가 컴퓨터에서 봤거나 실행했던 모든 것을 AI가 기억해 뒀다가 필요할 때 검색 결과로 사용한다.
사용자의 질문 내용이 복잡해도 곧잘 알아듣는다. 가령, 코파일럿에 '내가 지난해 갔던 이탈리아 여행에서 찍은 관광명소 사진을 찾아줘'라고 주문하면 코파일럿이 PC에 저장된 사진 중 관광명소만 골라서 보여준다.
검색 대상은 사진 외에도 앱, 메신저 내용, 웹사이트 기록 등 다양하다. 이 기능 덕분에 저장 위치를 잃어버려도 사용자의 단편적인 단서만으로 빠르고 직관적으로 데이터를 찾을 수 있다.
좀 더 효율적인 통번역 기능도 제공한다. 40개 이상의 언어를 인터넷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번역해준다. 이게 가능한 건 코파일럿+PC가 기기 내부에서 AI를 운용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어서다. 서버를 거치지 않으므로 더 빠른 속도로 AI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인터넷 연결을 하지 않는 만큼 보안성도 뛰어나다.
MS는 코파일럿+PC의 판매처를 넓히기 위한 준비도 끝마쳤다. 자사 노트북 브랜드인 서피스 프로에 탑재해 6월 18일 정식 출시한다. 아울러 에이서‧에이수스‧델‧HP‧노보‧삼성 등 다양한 파트너 브랜드와 협력해 코파일럿+PC를 선보인다.
업계에선 MS가 신제품을 깜짝 공개한 이유로 'OS 1인자'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MS는 PC OS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가졌지만 매년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MS의 세계 PC OS 시장점유율은 2019년 5월 78.9%에서 지난해 5월 62.0%로 4년 새 16.9%포인트 감소했다. 2021년 10월 출시한 MS의 최신 OS '윈도11'이 혹평을 받으면서 시장점유율이 매년 하락한 결과다.
반면 업계 2인자인 애플은 외적 성장을 거뒀다. 점유율이 같은 기간 13.8%에서 18.9%로 5.1%포인트 올랐다. 애플이 PC OS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건 2020년 말부터 PC용 칩 'M1'을 자체 개발하면서 PC 성능을 눈에 띄게 향상했기 때문이다.
MS도 이런 애플의 성장세를 의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코파일럿+PC 공개 행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 경영자는 "코파일럿+PC는 초당 40조번 AI 연산을 할 수 있다"면서 "애플의 최신 맥북 에어보다 인공지능 작업 처리 속도가 58% 더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애플의 행보 역시 만만치 않다. 애플은 AI 개발사 '오픈AI'와 손을 잡고 자사 PC에 오픈AI의 AI 모델인 '챗GPT'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기업이 모두 AI 기술을 차세대 혁신으로 꼽은 셈이다. 과연 두 기업 중 어느쪽이 승기를 잡을까.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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