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옵티머스" 이 정도였나…투자자 홀린 K-로봇 스타트업
올해 1월과 3월, 로봇 영상 두 개가 연거푸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 로봇기업 피규어AI는 오픈AI와 합작해 만든 키 170㎝ 정도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을 선보였다. 이 로봇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커피머신을 능숙하게 조작했으며(1월 영상), 업그레이드 버전에선 테이블 위 사과를 구분하고 "배고프다"는 사람에게 그 사과를 집어줬다(3월 영상).
피규어AI의 로봇기술에다 오픈AI의 투자를 통해 AI(인공지능) 학습까지 한 결과다.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의 비약적인 발전은 국내에도 상당한 자극을 줬다. 유망한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곳은 휴머노이드 '앨리스'를 개발한 에이로봇이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오픈AI의 챗GPT, 피규어AI 등의 발전을 목격하면서다. 급팽창하는 'AI 휴머노이드' 분야에 한국이 뒤처질 수 없다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에이로봇의 시드 라운드에 투자사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는 후문이다.
조경훈 하나벤처스 본부장은 "로봇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관련 회사가 많지않다"며 "에이로봇의 경우 기술력과 인력 충원 가능성 등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2035년 전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140만대가 출하되고 시장 규모는 3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규모는 연평균 50%씩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심혈을 기울인 옵티머스는 생산로봇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중국의 존재감도 크다. 로봇 상업화를 위해 가격을 낮춰야 하는데 액추에이터 등 로봇 핵심부품의 소형화를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로보티즈에선 재난 구조용 휴머노이드 '똘망'을 개발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두 다리로 스키 타는 로봇 '다이애나'로 눈길을 끌었다. 에이로봇 창업 이후 미국에서 투자하겠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회사를 미국으로 옮겨야 한다는 조건은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박물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안내·리셉션 로봇(웰컴로봇)을 판매, 그것으로 회사운영자금을 만들면서 본업인 휴머노이드 개발에 매달렸다. 에이로봇은 한 교수가 몸담은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자리했다. 그의 연구실엔 차세대 로봇영웅을 꿈꾸는 젊은 석박사 인재들이 몰렸다.
한 교수는 "미국에선 테슬라와 피규어AI, 캐나다 생추어리AI 등에 대해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보고 투자가 이뤄지고 중국은 미국을 따라잡겠다며 정부 주도로 투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그동안 관련 투자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8년 휴머노이드가 제조현장에서 일하도록 하겠다는 우리 비전을 투자자들이 믿어준 것"이라며 "테슬라 옵티머스에 필적할 로봇을 연내 선보일 것이고 투자금은 이를 위한 인력 확충과 개발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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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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