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함께] 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外

조서영 기자 2024. 5. 2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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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볼 만한 신간
생명이란 무엇인가
경이로운 우주의 비밀
한국 ‘오덕 문화’의 역사
아름다운 국내 여행지 71곳

「그 언덕에는 얼마나 많은 황금이」
C 팸 장 지음 | 민음사 펴냄

백인 남성 중심의 미국 서부 개척 신화를 중국 이민자와 여성의 시각으로 다시 써서 미국 문단과 언론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소설이다. 저자는 미 서부의 광대한 자연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하며 역사에서 지워지다시피 한 소수자들을 조명해 서부 개척 신화를 해체하고 새로 구축한다. 특히 이민자로서 자신이 사는 곳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외로움을 말하는 동시에 모두에게 평등하고 무한한 기회가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꼬집는다.

「수도승과 로봇」 시리즈
베키 체임버스 지음 | 황금가지 펴냄

평단과 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양대 SF 소설상인 휴고상, 로커스상을 받은 베키 체임버스의 연작 소설이다. 단절된 사회에서 호기심 많은 로봇 '모스캡'과 자연을 향한 욕망을 품은 논 바이너리(양성兩聖이 아닌 다른 성) 수도승 '덱스'가 우연히 만나 각자의 세계를 탐험하며 지속 가능한 개발과 생물과 비생물의 공존이 가능한 유토피아적 미래를 담았다. 21세기 유토피아의 모습을 묻는 말을 향한 SF의 아름다운 응답이다.

「송기원의 생명 공부」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펴냄

생명과학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해 더 먼 질문까지 돌아보는 교과서이자 지표 같은 책. 대한민국에서 생명 과학과 그 사회적 함의를 치열하게 고민한 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가 평생에 걸쳐 탐구한 생명과학의 의미가 담겼다.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기초적인 질문에서부터 생명이 어떻게 나와 타자를 구분하냐는 윤리적·철학적 질문까지, 오래됐지만 언제나 새로운 질문들을 던지며 생명 과학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용의자들」
정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정해연의 신작 장편소설 「용의자들」은 사망한 고등학생 현유정의 삶과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파헤친다. 유정의 담임 선생님, 가장 친한 친구, 남자 친구, 남자 친구의 엄마, 그리고 유정의 아빠로 이뤄진 다섯명의 용의자는 현유정의 실종 당일부터 사망일까지 각자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정해연 작가는 인간 심리를 깊은 곳까지 탐구하며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으로 유정의 죽음에 얽힌 진상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오덕이라니」
서찬휘 지음 | 출판사마저 펴냄

출판사마저의 다섯번째 '라니시리즈'로 「오덕이라니」가 펀딩을 23일 시작했다. '오덕'은 무엇인가를 깊게 파고들며 좋아하는 사람을 말하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파생한 단어다. 만화를 사랑하던 '오덕'으로 자라 '덕업일치'의 꿈을 이룬 만화 칼럼니스트 서찬휘가 일본 문화가 들어오던 1990년부터 30여 년간의 한국 오덕 문화 역사를 기록했다. 모니터 속 캐릭터에 "잘생겼다"를 외쳐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떼다」
낙·도곤·문다듬·설기·폽·효주 엮음 | 시치미 펴냄

시를 쓰면서도 시를 쓴다 말하기 멋쩍어 시치미를 떼는 사람들. '시치미'는 이런 사람들이 모였다고 스스로 소개한다. 시치미의 첫 잡지 「떼다」 1호는 시 31편과 에세이·희곡·인터뷰 등 6편의 글을 엮었다. 김승일 시인은 "시치미의 첫 동인지는 기이한 꿈이다. 시를 계속 쓰기 위한 다정한 악몽이다"며 시치미를 소개한다. 「떼다」는 시 쓰는 것을 멋쩍어하면서도 쓰고 싶은 것을 물끄러미, 피하지 않고 바라본 시치미의 기록이다.

「남는 건 사진뿐일지도 몰라」
서영길 지음|동양북스 펴냄

여행지에서의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설렘과 감동을 전하는 서영길 사진작가의 첫 책이다. 그가 특별히 아끼는 국내 여행지 71곳을 소개한다. 「남는 건 사진뿐일지도 몰라」에 수록된 여행지는 단 한 장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찾아가도 전혀 아쉽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이번 주말, 풍경이 아름다운 우리나라 여행지에서 오래도록 남을 추억을 쌓고 저자가 알려주는 촬영 꿀팁으로 인생사진도 남겨보면 어떨까.

「지금 꼭 안아줄 것」
강남구 지음|클 펴냄

갑작스럽게 아내를 병으로 떠나보낸 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아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택한 한 아버지의 이야기다. KBS 인간극장 '사랑은 아직도' 편에서도 소개되며 많은 시청자를 울게 만들었다. '죽음'이라는 단어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아들에게 엄마와의 영원한 이별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대화하며, 두 사람은 애도와 치유의 시간을 갖는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으면서,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함께 성장해나간다.

「유쾌한 천문학자들」
이광식 지음|예술과마을 펴냄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 밝혀낸 이 세상에서 가장 크고, 재미있고, 경이로운 우주의 비밀. 철학이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다면, 천문학은 '나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다. 지구의 모래알보다 많은 무수한 별들이 피고 지는 이 광활한 대우주 속에서 우리 인간은 무엇일까. 우주와 인간, 또는 우주와 나는 어떻게 묶여 있는 걸까. 이 책을 통해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 걸어간 우주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각자 나름대로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이민우 문학전문기자
문학플랫폼 뉴스페이퍼 대표
lmw@news-pap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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