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 “제 틱톡 지워주세요”···시행 1년 지우개 서비스 건수 1만6518
시행 1년을 맞은 정부 ‘지우개’ 서비스 건수가 1만6518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우개는 아동·청소년의 ‘디지털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서비스다. 아동·청소년 시기에 작성한 게시물 중 개인정보가 포함돼있는 건을 삭제토록 지원하거나, 다른 사람이 검색하지 못하도록 블라인드 처리해 준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신청접수 건은 1만7148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1만6518건이 처리 완료됐다.
◆청소년들이 유튜브·틱톡 영상 삭제요청 많아=개인정보보호위원회 집계 결과, 지난 1년 동안 지우개 서비스를 이용한 연령은 15세, 14세, 16세 순으로 많았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6∼18세(고등학생)가 전체의 34.8%를 차지했으며, 15세 이하(중학생 등)는 34.3%였다. 19∼24세(성인)는 30.9%로, 주로 중·고등학생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경우에 게시물 삭제를 요청했을까. 사이트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유튜브, 틱톡 등에 올린 영상게시물 삭제 요청이 많았다. 이 밖에 네이버(지식in, 카페 등)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린 게시물 삭제 요청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사례별로 보면 ▲계정 분실 ▲사이트 탈퇴 ▲이용 정책상 삭제 불가 ▲계정 해킹 등에 따른 게시물 삭제 요청이 많았다. SNS에 올렸던 게시물을 지우고 싶은데 계정에 연결된 핸드폰 번호가 바뀌어 비밀번호를 찾을 수 없는 경우와 사이트 게시판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남아있는데도 탈퇴를 하는 바람에 이를 지우지 못하는 경우 등이다.
◆"개인정보가 노출되고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했어요"=일례로 A군은 초등학교 시절 영상 공유 플랫폼에 당시 유행했던 챌린지 영상을 올렸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영상이 친구들 사이에 놀림거리가 됐고 A군은 삭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어릴 적 만들었던 계정이라 계정 정보를 분실해 삭제할 수 없었고 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안내하는 방법대로 계정 찾기와 게시물 삭제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또 해외 사업자인 영상 공유 플랫폼은 국내 사업자와 달리 고객센터를 운영하지 않아 답답함만 커갔다.
그러던 중 A군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지우개’ 서비스를 알게 됐고, 상담사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손쉽게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사례로 B양은 중학교 시절 뷰티 인플루언서를 꿈꾸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에 화장품 소개 영상을 게시했다. 수험생이 되면서 바쁜 학업 속에서 이 영상을 잊고 있던 B양은 어느 날 친구의 알고리즘에 B양의 영상이 올라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오랜만에 영상을 찾아본 B양은 지금과는 다른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에 당황했다. 더욱이 영상에는 집안 내·외부 모습까지 자세히 담겨 있어 꼭 삭제해야 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접속한 계정은 누군가에게 이미 해킹당한 상태로 비밀번호는 물론 2차 인증 정보마저 바뀌어 있었다. 영상을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망연자실하던 B양은 친구의 추천으로 ‘지우개’ 서비스를 알게 됐고 개인정보가 노출된 영상을 삭제할 수 있었다.
◆지난해 시범운영 거쳐 올해 30세 미만 청년으로 확대=지우개 서비스는 현재 30세 미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개인정보위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우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해 초 신청인 연령기준을 24세 이하에서 30세 미만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를 통해 30세 미만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미성년 시기(19세 미만)에 작성한 이름,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게시물인 경우에만 삭제를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지 않거나 19세 이상 시기에 작성한 게시물인 경우에는 스스로 삭제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준다. 개인정보위는 더욱 많은 이용자에게 알릴 수 있도록 서비스 관련 주요 Q&A를 만들어 개인정보위 SNS를 통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25일까지 열린 ‘2024 대한민국 청소년 박람회’에 지우개 사업 부스를 운영해, 박람회에 참여한 많은 청소년들이 지우개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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