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 폭언…퇴사자도 직장 괴롭힘 신고 할 수 있나요?"[직장인 완생]
퇴사자도 신고 가능…사측, 조사 성실히 해야
2019년 1월15일 전 발생 사건은 적용 안 돼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 중견기업에 다니던 A(31)씨는 1년 전 팀장의 교묘한 괴롭힘과 폭언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겉으로는 업무평가를 하는 것 같지만,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냐', '학교에서 이런 것도 안 배웠냐' 등 인신공격에 가까운 말들이 이어졌다. 괴롭힘 정도는 갈수록 더 심해져 같은 팀원들과 후배직원 앞에서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다. 결국 힘들어하던 A씨는 그대로 퇴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신고도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나중에 이직할 때 조직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선입견 등으로 내 발목을 잡을까 봐 그냥 참았다"며 "최근 그 팀장이 버릇을 못 고치고 신입직원들에게 똑같이 괴롭힌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라도 신고를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직장 내 괴롭힘은 최근 몇 년 간 직장인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주제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건수는 모두 1만28건으로, 전년(2022년)보다 1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근에는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직장 내 괴롭힘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흔히 사람들은 '직장 내 괴롭힘 법'으로 부르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직장 내 괴롭힘은 2019년 근로기준법에 새롭게 추가된 조항이다.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을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금지하고 있다.
A씨의 사례로 돌아가보자. 해당 팀장의 언행은 통상 범위를 벗어나 문제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고용부가 지난해 발간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 최신 버전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될 수 있는 실제 사례들이 담겨있다. 여기에는 A씨와 비슷하게 피해자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면전에서 비웃거나 비난, 욕설 등 수시로 언어폭력을 가한 사건도 포함됐다. 또 "능력 안 되면 몸빵이라도 해야지", "대가리 안 쓰냐, 내가 입에 걸레를 물어야 돌아가냐" 등 폭언한 사례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됐다.
문제는 A씨가 현재 퇴사한 상태란 것. 이 경우 A씨는 팀장의 과거 언행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는 걸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그렇지는 않다.
우선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을 때의 조치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을 보자. 해당 조항은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이를 접수하거나 인지한 경우 지체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해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퇴사자라고 하더라도 사측은 재직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있다면, 가해자에 대한 징계절차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해야 한다.
다만 퇴사자이기 때문에 법이 정하고 있는 여러 가지 권리보장을 다 받지 못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됐을 때 피해 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를 변경하고 유급휴가 등을 주어야 하는데, A씨처럼 퇴사해 근로계약이 종료된 경우라면 아무런 실익이 없다.
과거에 증거를 충분히 수집해두지 않았다면 퇴사자 신분에서 증거를 수집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또 사내에서 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만일 조사가 미흡했다면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고용노동청은 사측 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을 권고하거나 직권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할 수 있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2019년 1월15일 이전에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현재 근로상태와 관계 없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을 제기할 수 없다. 해당 법이 2019년 1월15일 신설됐기 때문에 소급적용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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