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필요해” 쌓이는 연투·멀티 이닝, 이대로면 60이닝 돌파인데…안 쓸 수 없는 ‘베어스 괴물루키’ 딜레마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4. 5. 2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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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괴물루키’ 투수 김택연은 최근 팀 필승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6회부터 득점권 위기가 찾아오면 두산 벤치가 마지막으로 찾는 불펜 해결사는 바로 김택연인 까닭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위기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투수”라고 말할 정도로 김택연의 위상이 높아졌다.

김택연은 4월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는 1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않고 관리 모드에 있었다. 연투도 2연투 한 차례뿐이었다. 하지만, 김택연은 28일 대전 한화전에서 2.1이닝 53구를 던진 뒤 5월부터 연투와 멀티 이닝을 자주 소화했다. 5월 8~10일 동안은 3연투까지 불사했던 김택연은 멀티 이닝 소화까지 네 차례 이상을 기록했다. 이닝을 넘겨 뛴 투구까지 고려하면 김택연을 향한 두산 벤치 의존도가 확연히 커졌다.

김택연은 올 시즌 23경기(24.1이닝)에 등판해 2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 3.33 28탈삼진 12볼넷 WHIP 1.19를 기록했다. 특히 득점권 위기에서 탈삼진 확률이 매우 높기에 두산 벤치는 김택연을 가장 큰 위기에서 기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사진=천정환 기자
사진=천정환 기자
문제는 김택연이 이 흐름대로 이닝을 소화할 경우 시즌 이닝 페이스가 65.5이닝이라는 점이다. 통상 한 시즌 불펜 이닝 60이닝을 기준으로 불펜 관리를 평가한다. 지난해 시즌 불펜 60이닝을 넘겼던 투수는 총 21명이었다. 두산에선 김명신(79이닝), 정철원(72.2이닝), 홍건희(61.2이닝)가 시즌 60이닝을 넘겼다.

2020년 이후 고졸 1년 차 투수가 가장 많은 불펜 이닝을 소화한 건 지난해 SSG 랜더스 투수 이로운의 57.2이닝이다. 그다음은 2022시즌 박영현의 51.2이닝이다. 같은 고졸 1년 차인 김택연의 이닝 소화 흐름 역시 60이닝이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김택연이 시즌 초반부터 팀 핵심 필승조로 올라서면서 팀 안팎으로 얘기가 나오던 시즌 40~50이닝 이내 관리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윈 나우’ 모드로 달리는 팀 분위기기에 두산 벤치가 앞서는 경기 상황에서 김택연 카드를 꺼내지 않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결정이다. 결국, 등판 숫자와 이닝 소화 숫자보다는 연투와 멀티 이닝 소화를 두고 얼마나 디테일하게 등판 관리를 해줄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김택연은 5월 24일 광주 KIA전에서 다소 흔들리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날 김택연은 3대 0으로 앞선 8회 말 등판해 역전 3점 홈런을 맞는 등 4실점으로 무너졌다. 9회 초 양의지와 김재환의 연속 2점 홈런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지만, 최근 등판이 잦았던 김택연의 이날 부진을 아무렇지 않게 지켜볼 수는 없는 분위기다.

그래서 ‘20승 효자 외인’ 알칸타라의 복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알칸타라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를 계획이다. 최근 김택연을 포함한 팀 불펜 과부하는 선발진 이닝 소화 부족과 연관이 있었다. ‘이닝 이터’인 알칸타라의 복귀와 함께 브랜든-곽빈-최원준-최준호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자연스럽게 무리한 이닝 소화를 피하는 불펜진 관리가 가능해진다.

5월 24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만난 이승엽 감독은 “연승 과정에서도 크게 이기는 경기가 있으면 필승조 투입을 아낄 수 있다. 매일 투수진 과부하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다. 어린 투수들이 경험이 많지 않기에 한 시즌 내내 부상 없이 마무리하려면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걸 느끼기에 선수들과 소통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좋은 투구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여기에 기존 마무리 투수였던 정철원까지 원래 투구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금상첨화다. 정철원이 김택연과 홍건희, 최지강과 이닝을 나눠 소화 해준다면 후반기까지 팀 불펜진 운영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과연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벌써 자리 잡은 김택연이 시즌 60이닝 이하로 2024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두산 베어스
사진=천정환 기자
광주=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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