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좋길래…프랑스 AI스타트업 시드투자에 3000억 뭉칫돈

김성휘 기자 2024. 5.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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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씬] 5월 4주차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프랑스 AI기업 H에 투자한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풍력스타트업 AirLoom에 투자한 빌게이츠,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손)

프랑스 AI(인공지능) 스타트업이 시드 투자로만 2억2000만달러, 우리 돈 약 3000억원을 조달했다. 올 초 설립했음에도 기업가치를 단번에 3억7000만달러(5000억원)로 평가 받았다. 알파벳 한 글자 에이치(H)를 사명으로 정한 창업자들은 미 스탠퍼드대와 구글 딥마인드 등에서 일한 AI 과학자들.

H에 버나드 아르노, 에릭 슈미트 등 유력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제2의 미스트랄 AI'이란 수식어도 붙었다. 프랑스의 미스트랄 AI는 '유럽의 오픈AI'로 불리며 지난해 5억달러 이상 투자를 모았는데 H가 이를 추격하는 양상이다. H 투자자 중엔 아마존, 삼성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스탠퍼드·딥마인드 출신이 창업, 삼성·아마존도 투자
이번 투자는 미국 VC(벤처캐피탈)인 액셀이 이끌었으며 프랑스 억만장자 버나드 아르노, 자비에 니엘과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 유리 밀너 등 유명 개인투자자들이 합류했다. 기업으론 아마존, 삼성, 미국의 소프트웨어기업 유아이패스 등이 참여했다. 테크크런치 등 미국 매체는 "시드 라운드가 1000만달러를 넘는 경우는 자주 생기지 않는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무엇이 투자자들을 매혹시켰을까. H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 전통적으로 사람이 수행해 온 작업을 AI가 대신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을 AI 에이전트라고 한다. H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액션 모델을 연구한다"고 내세웠다. 액셀 VC의 필립 보테리 파트너는 "비즈니스를 자동화하는 H의 액션모델이 모든 산업영역에 걸쳐 전환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창업멤버 5명의 면면이 화려하다. 설립을 주도한 찰스 캔터 CEO(최고경영자)는 미 스탠퍼드대 연구원 출신이다. 다른 넷은 구글 딥마인드에서 일했다. 이들은 프로젝트명을 '홀리스틱AI'로 붙였다가 정식 사명을 H로 바꾸고 그동안 비공개로 진행한 시드 라운드 종료를 공개했다.

캔터 CEO는 "목표는 완전한 범용인공지능(AGI)"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능력을 뛰어넘는 AI, 이른바 '슈퍼 휴먼' 수준의 인공지능을 통해 경제·산업 영역에 혁신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랩' 투자 싱가포르 국부펀드, 日스타트업에 870억
/사진= 버텍스벤처스재팬
투자규모뿐 아니라 선구안도 높이 평가받는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일본 스타트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싱가포르 테마섹홀딩스(테마섹) 산하의 밴처캐피털(VC) 버텍스홀딩스는 일본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100억엔(약 87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버텍스는 테마섹이 지분 100%를 가진 투자 자회사다. 운용자산(AUM)만 60억달러, 우리 돈 약 8조원에 이른다. 포트폴리오에는 동남아 최대 차량호출서비스 그랩, 이스라엘 사이버보안기업 사이버아크 등이 있다. 한국에도 투자했다.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가 그 중 하나다.

버텍스가 일본투자를 위해 벤처펀드를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버텍스는 일본법인인 버텍스벤처스재팬을 통해 일본의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버텍스벤처스재팬은 지난 16일 일본 도쿄대학과 협력한다는 공동성명도 냈다.

일본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데다 일본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에 발벗고 나선 상황, 엔저 등을 주목한 걸로 보인다. 특히 소프트웨어, 딥테크 분야에 눈독을 들인다. 추아 키 록 버텍스홀딩스 CEO는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는 활기차고 역동적"이라며 "우리는 딥테크, 디지털전환(DX), AI 등에 서 일본 기술 기업의 강력한 시장 잠재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테마섹은 1974년 설립된 일종의 공기업으로 전세계에 포트폴리오를 갖춘 글로벌 국부펀드다.
빌 게이츠 찜한 풍력스타트업, 1200만달러 투자유치
에어룸(AirLoom) 관계자들이 새로운 개념의 풍력발전 설비 앞에 포즈를 취했다./사진=에어룸 유튜브
'풍력발전' 하면 구름을 뚫고 치솟은 거대한 탑에 초대형 날개(블레이드)가 돌아가는 모습을 연상한다. 그 대신 지상 25m 높이에서 작은 블레이드 여러 개가 마치 육상 트랙을 돌듯 회전하면 어떨까. 이 같은 소형 풍력발전 기술을 내세운 미국 스타트업이 화제다.

미 와이오밍주에 본사를 둔 에어룸(AirLoom)이 1200만달러(160억원) 투자를 신규 유치했다고 밝혔다. 에어룸은 지난해 11월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 등으로부터 400만달러의 시드 투자를 받았는데 후속 투자에 성공한 것이다. 브레이크스루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설립한 기후테크·지속가능성 관련 VC다.

에어룸은 풍력 발전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기둥 여러개를 빙 둘러 설치하고 그것을 이어 타원형 트랙을 만든다. 여기에 블레이드를 일정 간격으로 붙이면 바람을 받아 트랙이 회전한다. 이 모습이 경마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경마장 방식으로도 부른다. 그 회전력이 발전기를 돌린다.

회사 측은 기술을 점차 개선, 2026년 시간당 1메가와트(MW)의 전기를 13달러로 생산한다는 목표다. 계획대로 된다면 기존 육상 풍력발전의 절반 비용이다. 100m 넘는 타워 꼭대기에 거대한 날개와 터빈을 설치하는 것보다 부품을 소형화할 수 있고 자연히 설비비용도 절감한다는 주장이다. 에어룸 측은 이번에 조달한 투자자금을 2026년 1MW 달성을 위한 연구개발비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中, 로봇 게임체인저? 과일 깎기 토스트 굽기 사람보다 잘해
중국 스타트업 아스트리봇(Astribot)의 'S1' 휴머노이드 로봇
오이를 섬세하게 깎고, 서예를 하고, 와인병을 열고 따라주는 로봇이 곁에 있다면 어떨까.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개발 열풍이 거센 가운데 중국이 상당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선전에 2022년 창업한 아스트리봇(Astribot)이 모델명 'S1' 로봇을 시연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스타트업은 텐센트 로보틱스 연구소, 바이두 등에서 일한 인력들이 모인 걸로 알려졌다. 영상에 따르면 S1은 사람간의 행동을 그대로 모방하는데 수행 속도와 정밀도가 사람을 뛰어넘는다. 컵쌓기를 사람보다 빠르게 할 수 있다. 프라이팬에 토스트를 구우면서 토스트를 허공에 던져 뒤집는 것을 사람보다 정확하게 할 정도다.

S1은 정확할뿐 아니라 힘도 세다. 영화 속 슈퍼맨같은 모습을 로봇이 보여주는 셈이다. 시제품만으로 미국 기술에 필적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S1은 연내 상품화 가능성이 있다. 중국산 첨단 휴머노이드가 가격은 물론 기술 경쟁력도 갖추고 시장에 나올 경우 미국 주도의 로봇개발에도 파장을 줄 전망이다.

테크타임즈는 "아스트리봇의 이 제품이 성공한다면 중국이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 측면에서 미국을 능가한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의문도 키운다. 하반신은 이족보행인지 바퀴를 붙이는지, 상체와 팔만 있는 것인지 영상만으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에선 에이로봇 등 스타트업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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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휘 기자 sunny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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