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이 포착된, 영원성을 담은 공간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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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없는 텅 빈 박물관과 도서관, 공연장 등의 내부를 정밀하게 카메라 렌즈에 담는 세계적인 사진가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가 4년 만에 한국에 왔다.
사람의 존재를 없앤 후 공간에 남은 흔적과 빛, 미묘한 공기의 감각에 집중하고 이를 완벽한 대칭 구도로 카메라 렌즈에 담은 회퍼는 이로써 시간의 흐름이 포착된, 영원성을 담은 공간의 초상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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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때 보수 건축물·과거 작업 공간서의 신작 14점…7월28일까지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사람이 없는 텅 빈 박물관과 도서관, 공연장 등의 내부를 정밀하게 카메라 렌즈에 담는 세계적인 사진가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가 4년 만에 한국에 왔다.
국제갤러리는 오는 7월 28일까지 서울점 K2에서 회퍼의 개인전 'RENASCENCE'를 개최한다. 올해 80의 회퍼는 50여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사진과 함께 했다. 그가 담아온 텅 빈 문화공간은 인간의 부재를 부각함으로써 공적 공간이 상정하는 인간의 풍요로운 사회적 활동과 그 역사의 강조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앞선 팬데믹 기간에 보수 중이던 건축물, 과거에 작업한 장소를 다시 방문해 작업한 작품 등 신작 14점을 소개한다. 그의 카메라 렌즈는 문화공간의 지지체를 복원하는 건축가들의 절제된 시각을 강조하는 동시에 회퍼 특유의 객관적, 중립적 시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전시장 1층은 프랑스 파리에 있는 카르나발레 박물관의 보수 이후 내부 공간의 변화에 주목한 작업이다. 보수 공사를 통해 추가된 철재와 나무 재질의 나선형 계단을 다각도로 주목한 회퍼는 이를 고대부터 현대를 관통하는 파리의 파편적인 역사와 박물관의 다층적 시간대를 연결하는 현대적인 시각적 모티프로 삼았다.
켜켜이쌓인 무수한 시간을 간결한 모더니즘적 제스처로 함축하는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공간의 변천사를 시각적 명료함과 구상적 평면성에 기반해 감상하도록 유도한다.
박물관의 복원된 벽화에서 붉은 장막이라는 시각적 요소로 강조되는 장식적이고도 연극적인 분위기는 베를린의 코미셰 오페라의 텅 빈 무대와 관객석을 담은 또 다른 연작과 연결된다.
2층에서는 베를린 신국립미술관의 보수 이후를 선보인다.
유리와 철재로만 제작된 건물은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미국 망명 30년 만에 모국에 남긴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그가 평생 일관되게 추구한 '적을수록 많다'(Less is more)라는 건축 철학과 기술력은 이 미술관에 함축돼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지휘 아래 2015년부터 6년간 보수 작업이 진행됐다. 회퍼는 복원 직후인 2021년 이곳을 방문해 곳곳을 카메라에 담으며 다시금 작품에 드러나지 않는 인간의 흔적들을 암시했다.
지난 2001년 작품화한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수도원 부속 도서관을 회퍼가 팬데믹 기간 중 재방문해 작업한 동명의 'Stiftsbibliothek St. Gallen 2021' 연작도 자리한다.
신작에서는 인물의 요소를 배제하고 과거와 현재의 시간성이 교차하는 내부 공간을 조명해 과거 작품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사람의 존재를 없앤 후 공간에 남은 흔적과 빛, 미묘한 공기의 감각에 집중하고 이를 완벽한 대칭 구도로 카메라 렌즈에 담은 회퍼는 이로써 시간의 흐름이 포착된, 영원성을 담은 공간의 초상을 완성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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