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런 브라운, 넘버2에서 에이스로 도약?

김종수 2024. 5.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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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시즌동안 가장 꾸준하게 성적을 냈던 팀을 꼽으라면 단연 보스턴 셀틱스다. 질과 양적으로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꾸준한 경기력을 과시중인데 다른 상위권 팀들에 비해 이른바 보는 맛(?)은 살짝 떨어지지만 적은 기복, 탄탄한 공수밸런스 등 안정성만큼은 리그탑으로 평가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지난 정규시즌에서 보스턴은 64승 18패(승률 0.760)로 동부 컨퍼런스 1위를 차지했다. 2위 뉴욕 닉스와는 무려 14경기 차이였다. 디펜딩 챔피언 덴버 너게츠를 비롯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등 강팀이 몰려있다는 서부까지 포함해도 전체 1위의 승률이다. 당연스레 가장 전력이 강한 팀으로 언급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보스턴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과소평가가 계속해서 따라다니고 있는 분위기다. 정규시즌 때의 포스와 달리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에서 제대로 힘을 못쓴 이유가 크다. 2021~22시즌 파이널에서 노장 스테판 커리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역전패를 당하며 우승을 내준 것을 비롯 지난 시즌에는 현격한 전력차에도 불구하고 마이애미 히트에게 ‘8번시드의 기적’을 헌납하며 동부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앞서도 언급했다시피 보스턴의 최대 무기는 질과 양을 모두 만족시키는 선수층이다. 제이슨 테이텀(26‧203cm), 제일런 브라운(28‧196.2cm), 즈루 할러데이(34‧191cm), 데릭 화이트(29‧193cm), 샘 하우저(27‧201cm), 알 호포드(38‧206cm) 등 그야말로 물샐틈없는 라인업을 자랑한다. 일부 베테랑도 있지만 대부분이 20대이며 하나같이 공수겸장이다.


보스턴이 이긴 경기를 보면 그날 경기에서 맹활약한 선수가 자주 바뀐다. 벤치에서 튀어나온 선수가 주전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팀으로서의 보스턴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복귀 시기를 조율중인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221cm)의 공백이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너무도 당연한 말일 수 있겠지만 대부분 팀의 경우 간판급 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면 팀이 크게 휘청거리게 된다. 니콜라 요키치가 빠진 덴버, 루카 돈치치 없이 뛰는 댈러스, 길저스알렉산더의 공백이 생긴 오클라호마시티 등을 떠올려보면 바로 연상이 될 것이다. 강팀의 모습은 커녕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쉽지않아질 공산이 크다.


보스턴은 다르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는 테이텀이지만 설사 그가 없다고해도 충분히 강해보인다. 테이텀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어디까지나 보스턴의 에이스임은 분명하다. 그만큼 보스턴의 현재 선수층은 남다르다. 더욱이 현재 팀내에는 테이텀과 함께 원투펀치로 호흡을 맞추고있는 브라운이 있다.


테이텀이 빠진다고해도 공수겸장 젊은 스윙맨 에이스로서 상당부분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혹은 더 늘어난 역할과 함께 좀 더 도약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있는 선수다. 물론 가정일뿐이다. 보스턴이 지금처럼 강한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테이텀, 브라운의 원투펀치가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고 다른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활약해주는게 최상의 그림이다.


테이텀, 브라운의 원투펀치가 무서운 이유는 각자 개인으로는 조금씩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한쪽이 부진할 때 다른 쪽에서 터져주며 공백이 채워진다는 사실이다. 둘다 슈팅형 스윙맨 스타일인지라 둘중 한명만 공격을 주도해줘도 나머지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호흡을 맞춰갈 수 있다. 물론 둘다 동시에 터져버리면 그날의 보스턴은 언터처블일 것이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을 치르고있는 현재 상태에서는 브라운의 활약이 좋다. 1, 2차전 모두 보스턴이 잡아냈는데 여기에는 브라운의 에이스 모드가 절대적이었다. 브라운은 1차전에서 패색이 짙던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 3점슛을 터트려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동부 결승 첫 경기에서 해결사 능력을 뽐낸 그는 2차전에서는 주포로 선두에 나섰다. 무려 40득점(5리바운드)을 폭발시키며 보스턴의 신승을 이끌었다. 이날 올린 40득점은 그의 플레이오프 최다득점이다. 브라운이 에이스로서 화력을 무섭게 불태운 가운데 테이텀(23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과 화이트(23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가 뒤를 받쳤으며 자물쇠 수비수 할러데이 또한 15점 10어시스트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인디애나 입장에서는 어디를 막아야할지 모를 정도로 전 선수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재의 보스턴이다. 거기에 더해 보스턴은 운까지 따라주고 있다. 정규시즌에서 보스턴이 1위를 독주한 배경에는 탄탄한 전력에 더해 밀워키 벅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 경쟁팀들이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거듭되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 이유도 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도 마이애미는 에이스 지미 버틀러(35‧201cm)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가 버틀러를 중심으로 똘똘뭉쳐 플레이오프에서 보스턴을 격침시켰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아쉽기 그지없다. 클리블랜드전도 비슷했다. 재럿 앨런, 캐리스 르버트 등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무엇보다 개인능력을 통해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폭발적 득점력의 소유자 도노반 미첼(28‧186cm)의 4~5차전 결장이 치명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보스턴 상대 팀들의 부상 악재는 인디애나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2차전에서 타이리스 할리버튼(24‧196cm)이 3쿼터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이후 뛰지못했다. 문제는 할리버튼은 정규시즌에서도 햄스트링으로 고생했던터인지라 남은 시리즈 출장여부도 불투명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무리해서 출장을 감행한다해도 제대로된 경기력이 나오기는 쉽지않아졌다. 경기운까지 따르고있는 보스턴에서 브라운의 에이스 모드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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