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영혼 다시 쓰기 외
2024. 5. 25. 06:03
영혼 다시 쓰기(이언 해킹 지음, 바다출판사, 2만7800원)=다중인격은 19세기 말 처음 진단된 후 1960년대까지 많아야 역사상 100명이 안 될 정도로 희귀했다. 그러던 것이 1970년대 북미에서 급증하기 시작해 1980년대에는 미국정신의학협회의 공식 진단명이 됐고 1990년대가 되자 대도시마다 수백 명씩 집계되기에 이른다. 캐나다 철학자 이언 해킹은 다중인격의 역사를 찾아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말 프랑스에서 등장한 새로운 ‘기억의 과학들’이 기억을 영혼의 대용으로 만들어 경험적 연구의 지배 아래 둠으로써 영혼을 종교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가져왔음을 발견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에 안부를 묻다(니나 버튼 지음, 김희정 옮김, 열린책들, 1만8000원)=스웨덴의 시인이자 수필가인 저자는 어느 날 한적한 시골 별장을 개조해 그곳에서 글을 쓰기로 결심한다. 혼자 새끼를 돌보는 다람쥐, 침팬지 못지않은 지능을 지닌 박새, 암컷에게 어필하려는 수탉과 그런 수탉을 노리는 여우…. 책은 저자가 관찰한 동물과 식물 그리고 그가 읽어 내려간 문학·철학·과학·역사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땅의 상세한 특징을 모두 감각하고 그 안에서 사는 야생 동물이었다”고 말한다.
뉴런의 정원(윌리엄 A 해리스 지음, 김한영 옮김, 위즈덤하우스, 2만1000원)=영국의 신경생물학자이자 케임브리지대 해부학 명예교수인 저자가 뇌와 뉴런의 역동적 관계를 서술했다. 발생생물학·진화생물학·유전학·후성유전학·신경과학을 넘나들며 뇌는 어떻게 형성되고,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된 1000억개의 뉴런이 뇌 안에서 어떻게 제자리를 찾아가는지 조명한다. 저자는 “유전자, 환경, 행운의 여신이 모두 뇌를 만드는 데 한몫을 한다”고 설명한다.
식물에 관한 오해(이소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2만2000원)=식물세밀화가·원예학 연구자인 저자가 16년간 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맞닥뜨린 식물에 관한 크고 작은 오해와 편견을 모았다. 식물을 향한 기존의 시선에서 벗어나 식물의 다채로운 모습과 강인한 생존력을 제대로 바라보길 권한다. 장마다 수록된 아름답고 정밀한 식물 세밀화가 이해를 돕는다.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틈새 식물에 관한 편견, 무화과는 꽃을 피우지 않는다는 착각, 능소화 꽃가루에 관한 오해, 생존을 위해 잎과 꽃을 여닫는 식물의 전략 등 사람들이 식물에 관해 갖고 있는 오해나 편견을 되짚는다.
프로젝트 설계자(벤트 플루비야·댄 가드너 지음, 박영준 옮김, 한국경제신문, 2만5000원)=영국 옥스퍼드 경영대학원 교수와 작가가 사례를 통해 프로젝트 성공의 비밀을 파헤친다. 저자들에 따르면 프로젝트는 성공하는 경우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136개국 20개 분야에서 수집한 약 1만6000개의 프로젝트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비용과 일정에서 계획 당시의 목표를 달성한 경우는 전체의 8.5%에 불과했다. 개인이 기획하거나 회사 팀원들이 작업하는 프로젝트가 좌초되는 경우는 일상에서 무수히 많다. 낙관적 전망, 예측 실패, 신중하지 못한 기획, 무작정 속도 높이기, 경험 무시, 프로젝트를 하나의 큰 덩어리로 생각하는 태도 등이 실패 원인이다. 성공의 비밀은 그 반대로 하는 것.
슬픔에 이름 붙이기(존 케닉 지음, 황유원 옮김, 월북, 1만8800원)=마음에 차오른 복잡미묘한 감정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언어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저자는 틈새 감정의 단어를 만들어 언어의 반경을 넓히는 시도를 했다. 2009년 개인 블로그에서 ‘슬픔에 이름 붙이기 프로젝트’를 시작해 유튜브로 옮겨갔고, 10여년 동안의 감정 신조어를 책으로 집대성했다. 사전 형식의 책에서는 미묘한 느낌에 이름 붙인 신조어 300여개를 만날 수 있다.
불씨(다드래기 지음, 창비, 1만6000원)=대한민국 4대 민주항쟁 중 하나로 꼽히는 사건이자 유신정권에 균열을 낸 부마민주항쟁을 생생하게 그려낸 만화다. 부산대, 마산대 학생과 건설 노동자, 중국집 배달원, 음식점 요리사, 고등학생 등 평범한 소시민들을 내세워 45년 전 부마민주항쟁이 어떻게 시작됐고, 확대됐는지 묘사한다. 상황 서술에만 그치지 않고, 에필로그 형식으로 당시 민주항쟁의 한가운데 있던 인물들이 40년 뒤에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부마민주항쟁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내용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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