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유럽파들의 시즌 향방을 바꿔놓다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4 아시안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기대에 들끓었다. 역대급 멤버들이 역대급 성과를 거두고 아시안컵을 위해 카타르에 모였기 때문이다. '64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하기에 충분한 멤버', '황금세대'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였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방임축구 속에 4강 탈락이었다. 그리고 유럽파 선수들은 다시 소속팀에 복귀했고 아시안컵에 너무 많은 힘을 쏟아서인지 대부분 아시안컵 이전의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유럽 축구 2023~2024시즌이 대부분 종료된 시점에서 유럽파들은 어떻게 보냈을까. '아시안컵'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밖에 없는 시즌이었다.
▶역대급 전반기를 보냈던 유럽파들
아시안컵 전을 전반기, 이후를 후반기로 놓고 보면 전반기 한국 선수들은 각 소속팀에서 엄청난 시즌을 보냈다. 먼저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은 개막 후 4경기에서 무득점으로 부진한가 했지만 2023년 9월2일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엄청난 득점포를 몰아치며 득점왕을 차지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득점왕 경쟁을 펼쳤다. 21경기 12골 5도움의 맹활약.
같은 EPL의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은 생애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21경기 10골 3도움을 기록했던 것. 매번 발목을 잡았던 부상이 전혀 없자 황희찬은 날아다녔고 울버햄튼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EPL 득점 순위 5위권 안에 들기도 하면서 대한민국은 EPL 득점 5위 안에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국가가 됐다.
이탈리아 SSC 나폴리를 33년만에 세리에A 우승을 시키며 '세리에A 올해의 수비수상'을 받았던 김민재.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한국 선수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5000만유로(약 715억원)로 팀을 옮겼다. 김민재는 리그 첫 2경기만 후반 막판 교체아웃된 것을 제외하곤 전반기 종료까지 남은 14경기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었다. 게다가 유럽 챔피언스리그, 포칼컵 등 각종 대회에서도 대부분 풀타임 출전을 하며 '혹사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많이 뛰었다.
이강인 역시 전반기에 좋았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세계적인 명문인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해 몸값 비싼 선수들이 즐비한 파리에서 이강인은 전반기 리그 17경기 중 10경기에 나왔다. 근육부상으로 3경기 결장하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로 3경기 결장한 것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 뛰지 못한건 딱 한경기 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선발 출전해 경기를 거의 다 뛰었다.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도 아시안게임 때문에 못뛴 한경기를 제외하고 조별리그 6경기 중 5경기를 뛰었다. 아시안컵에 오기 직전 경기였던 프랑스의 슈퍼컵 경기에서는 결승골을 넣어 MVP에 선정되며 생애 첫 우승까지 달성하기도 했다.
▶문제는 아시안컵, 그 이후
문제는 아시안컵을 다녀온 이후였다. 선수들은 아시안컵에서 일반 리그 경기보다 아무래도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짧은기간 많은 경기를 하며 정신적, 신체적으로 지쳤다.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이 팀을 방치하듯 관리해 손흥민-이강인의 '탁구 게이트'에서 드러나듯 팀이 하나로 뭉치지 못하면서 그 피로도는 더 극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4강에서 탈락하며 큰 실망감을 안고 돌아간 유럽파 선수들.
손흥민은 후반기 15경기에 나와 5골 5도움을 기록했다. 물론 일반적인 선수라면 좋은 성적이지만 손흥민이 전반기 21경기 12골 5도움을 기록하며 득점왕 페이스를 보였다는 점에서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토트넘은 시즌 막판에는 충격의 1승4패를 당하며 목표했던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달렸던 4위마저 놓친 5위로 마무리했다.
황희찬의 낙폭은 컸다. 아시안컵에서 복귀하자마자 2경기만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달 이상을 놓치며 6경기를 결장했다. 복귀해서는 7경기에서 2골을 넣었지만 그걸로 시즌은 마무리됐다. 전반기 21경기 10골의 엄청났던 기세는 후반기 10경기 2골이라는 다소 아쉬운 성과로 꺾인채 끝났다.
김민재는 아예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전반기에는 '혹사'라는 우려를 들을 정도로 경기를 많이 나왔는데 아시안컵을 다녀오니 토트넘에서 임대 영입된 수비수 에릭 다이어가 있었다. 튀어나가 공격적인 수비를 하는 김민재 대신 안정적으로 라인을 지키고 수비 라인을 조율하는 다이어를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이 선호했고 그렇게 김민재는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길어졌다.
팀이 중요한 경기를 해야할 때 김민재는 벤치로 밀렸고 그렇게 후반기 리그 14경기 챔피언스리그 6경기까지 총 20경기에서 선발로 나온건 9경기 뿐이었다. 교체로는 5경기, 출전 실패가 6경기로 전반기 '혹사' 우려가 무색할정도로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이강인도 아시안컵을 다녀오니 선발에서 교체 선수로 밀렸다. 후반기 출전한 리그 13경기에서 풀타임을 뛴건 딱 두 번 뿐이었다. 4강까지 진출한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부터 6경기에서 선발로 나온건 딱 한번 뿐이었고 3번은 교체투입, 2번은 아예 경기를 나오지도 못했다.
결국 한국의 주요 유럽파 선수들에게 아시안컵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성적과 불화설, 그리고 아시안컵 복귀 후 소속팀에서의 활약과 입지에서도 확연히 차이가 나게 한 원흉이 되고 말았다. 2023~2024시즌은 한국 유럽파 선수들에게 아시안컵의 여파가 확연한 시즌이 되고 말았다.
▶아시안컵 이전과 이후 주요 유럽파 선수들 성적 비교
손흥민 아시안컵 이전 : 21경기 12골 5도움
손흥민 아시안컵 이후 : 15경기 5골 5도움
황희찬 아시안컵 이전 : 21경기 10골 3도움
황희찬 아시안컵 이후 : 10경기 2골
김민재 아시안컵 이전 : 23경기(팀 24경기중 선발 23경기) 1골 1도움
김민재 아시안컵 이후 : 15경기(팀 21경기중 선발 9경기) 1도움
이강인 아시안컵 이전 : 16경기(교체투입 3경기) 3골 2도움
이강인 아시안컵 이후 : 19경기(교체투입 8경기) 2골 3도움 -FA컵 결승 미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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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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