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하는 클래식, 리복 부흥은 이미 시작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리복맨'으로 나타난 조형우 리복 팀장의 질문에 기자는 '인스타 펌프 퓨리'를 떠올렸다. '안소희 운동화'로 유명했던 신발을 신고 다닌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리복이라는 브랜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저마다 기억하는 리복은 조금씩 달라요. 어떤 사람은 샤킬 오닐, 또 어떤 사람은 인스타 펌프 퓨리, 지금은 또 나노 시리즈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죠. 시대를 아우르는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인 브랜드입니다."
서울 압구정 LF 라움이스트에서 만난 조형우 팀장은 리복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였다. 어렸을 때부터 농구를 좋아했다는 조 팀장에게 리복맨이 된다는 건 가슴이 뛰는 일이라고 한다. 리복은 그의 우상이었던 샤킬 오닐과 앨런 아이버스가 브랜드 앰버서더와 경영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브랜드다.
'덕업일치'(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신조어)의 결과일까. 한동안 국내에서 잠잠했던 리복은 다시 '클래식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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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조 팀장이 리복에 합류하게 된 건 리복이 국내 패션기업 LF가 유통을 맡으면서다. 1994년 '리복 코리아'로 국내에 직접 진출했던 리복은 2006년 미국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아디다스에 인수되며 국내에서도 '아디다스 코리아'로 바뀌었다. 이후 농구화 대신 크로스핏이라는 전문 트레이닝 분야에 집중하면서 리복의 인기는 점차 시들해졌다.
아디다스는 리복의 실적이 신통치 않자 2021년 어센틱 브랜드 그룹(ABG)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LF가 2022년 10월부터 리복 국내 유통을 담당하게 됐다. LF는 리복을 토털 브랜드로 리빌딩하길 원했고 이를 맡길 적임자로 조 팀장을 영입했다.
조 팀장은 리복의 정체성은 클래식(classic)과 이레버런트(irreverent)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그는 "어렸을 때 신었던 신발들이 그 모습 그대로 지금도 사랑받는 것, 트렌드에 맞게 언제든 다시 소비자들이 찾는 게 바로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레버런트는 직역하면 '불손한'이라는 뜻인데 기존의 룰에 얽매이지 않고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미래 지향의 성격"이라며 "리복은 클래식한 과거를 바탕으로 이레버런트한 미래를 지향하는 멋진 브랜드"라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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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복은 시그니처 모델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트렌드에 맞춰 히트 상품을 선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클럽C에 운명을 걸었는데 운 좋게 성공했죠."
조 팀장은 운이 좋다고 했지만 따지고 보면 겸손한 말이었다. 리복을 맡은 그가 제일 처음 시작한 작업은 이미지 리브랜딩이었다. 감각적인 화보 촬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피드 정리, 팝업스토어 오픈 등으로 '새로운 리복'을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성수에서 열린 팝업스토어에는 8일 동안 5000명 이상이 방문했다. 리복은 클럽C의 성공으로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브랜드로 올라섰다.
리복은 클럽C 85 열풍의 여세를 몰아 ▲클럽C 스니커즈 라인업 확대 ▲테니스 의류 라인 출시 ▲영화 '범죄도시3' 컬래버 '마석도 바람막이' 출시 ▲카멜 커피 컬래버 의류 컬렉션 출시 등 스니커즈 외에 의류 등 다양한 품목 라인업의 확대와 색다른 협업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특히 '마석도 바람막이'는 예상치 못한 흥행이다. 영화 속 바람막이 디자인이 리복의 기존 제품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급하게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시간은 촉박해도 아이디어와 퀄리티는 훌륭했다. 영화 스토리에 맞춰 준비한 검거키트 등은 호평을 받았다. 마석도 바람막이는 방탄소년단(BTS) 슈가가 공항에서 입으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조 팀장은 "자고 일어나니 놀라운 일이 일어나버렸다"고 웃었다.
'농구 덕후' 조 팀장은 리복의 부흥은 이미 시작됐고 '샤킬 오닐의 시대'와 '펌프의 시대'도 곧 온다고 본다. 그는 "리복을 기억하는 사람과 리복을 들어는 봤는데 잘 모르는 사람, 이 두 그룹을 잘 엮어갈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올해 놀라운 일들이 더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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